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공식 정상 오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을 동석시켜 눈길을 끌었다. 한국 경제·산업을 이끄는 리더들과 대화를 원하는 사우디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22일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공식 오찬에 배석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양국 정상회담에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배석하지 않지만, 이번 오찬에는 3명 정도가 배석했다”며 “관례상 이런 경우도 좀처럼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 측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의 총수와 해당 장관들, 그리고 사우디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들간 직접 대화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라며 “서로 옆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으면서 실질적 대화를 진행하는 것을 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식 오찬에 참석한 총수들은 모두 139명으로 구성된 사우디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윤 대통령 순방에 동행했다. 사우디에서는 네옴시티를 포함한 중동 인프라 건설 사업과 에너지 인프라 협력 방안 등을 현지 정부·기업 관계자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
오찬 직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현대차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자동차 CKD(반조립제품) 공장 설립을 위한 5억달러 규모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공장은 내년 착공해 2026년 완공되면 연간 5만대 규모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역시 PIF와 네옴의 4개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인 옥사곤 모듈러 시장을 겨냥한 공장 투자 관련 공동사업협약서를 체결했다.
리야드=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