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대 및 일반 4년제 대학 초등교육과를 졸업한 후 교육청별로 실시하는 임용고시에 합격해야 한다. 교대 및 초등교육과 합격이 초등 교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교대 및 초등교육과는 전통적으로 인문계 학과 중 상위권 학과로 분류되는 곳이다. 교대는 전국에 10개 대학이, 일반 4년제 대학 초등교육과는 3곳이 있다. 전국 교대 및 초등교육과 정시 입시 결과를 분석해보고, 올해 정시 선발방법을 살펴본다.
국수영탐 고른 학습이 중요, 8곳은 면접도
교대 및 초등교육과 정시 선발은 ‘수능 100’ 선발과 ‘수능+면접’ 방식 등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수능 100%로 선발하는 대학은 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으로 춘천교대(150명), 광주교대(108명), 한국교원대(45명), 제주대(41명), 이화여대(16명) 등 5개 대학 360명 규모다. 나머지 8곳에서는 ‘수능+면접’ 방식으로 1359명을 선발한다. 경인교대의 선발 인원이 235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교대 202명, 전주교대 181명, 대구교대 170명 순이다. 대학별로 면접을 최소 9.1%에서 30%까지 반영한다.
각 대학 면접 출제경향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는 기출문제 또는 선행학습 영향 평가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면접은 인성, 적성, 가치관,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 교사로서 필요한 기본 자질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수능 학습에 집중하면서 기출문제로 대비하기를 권한다.
수능 영역별 반영 방법은 국어, 수학, 영어, 탐구를 균등하게 각각 25%씩 반영하는 대학이 많다. 경인교대, 진주교대, 공주교대, 광주교대, 부산교대, 전주교대, 청주교대 등 7개 대학이 해당한다.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는 국어, 수학, 영어, 탐구를 각각 30%, 30%, 20%, 20% 반영한다. 서울교대는 국어, 수학, 탐구는 각각 33.3%씩 반영하고, 영어는 3등급 이내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한다. 이처럼 교대 및 초등교육과는 정시에서 수능 과목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적분·기하, 과탐 등에 가산점 부여 대학도
일부 대학의 교대 및 초등교육과는 수학의 미적분 또는 기하,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는 수학의 미적분 또는 기하에 10% 가산점을 주고 있고, 진주교대도 동일 과목에 5% 가산점을 준다. 경인교대는 수학의 미적분, 기하 가산점이 3%로 적은 편이다. 제주대의 경우 수학의 미적분 또는 기하에 5%, 과탐에 5% 가산점을 부여한다. 이과생들이 교차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의 미적분 또는 기하,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2023학년도 8곳에서 올해 4곳으로 크게 줄었다. 서울교대, 춘천교대, 부산교대, 전주교대, 청주교대 등 5곳은 가산점을 폐지했고, 제주대는 가산점을 신설했다. 이과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크게 줄면서 이과생의 교차지원이 일부 대학으로 몰리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과생의 교차지원은 교대 및 초등교육과의 경쟁률, 합격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정시 합격선 하락 추세
교대 및 초등교육과는 인문계 학과 중 대표적인 상위권 학과로 꼽히는 곳이다. 지원자 대부분이 고교 3년 동안 교사를 목표로 준비를 해왔던 학생들이기 때문에 교대 입시에 대한 이해가 높고 성적 수준이 높다. 이 때문에 경쟁률이 높지는 않지만, 합격선은 높게 형성되는 것이 특징적이다.그런데 최근 4개년 전국 교대 및 초등교육과 정시 합격선은 꾸준하게 하락 추세를 나타내는 등 변화가 생겼다. 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으로 13곳의 정시 합격선(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 평균, 70% 컷)은 2020학년도 평균 90.3점에서 2021학년도 90.0점, 2022학년도 86.1점, 2023학년도 82.9점으로 꾸준하게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합격선 하락은 2022학년도 이후 통합 수능 체제에서 더 도드라졌다. 주요 대학 인문계 학과의 합격선이 주저앉았던 현상이 교대 및 초등교육과에서도 관찰됐다. 수학에서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의 강세로 문과생의 백분위가 전반적으로 낮게 형성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이 정도의 급격한 합격선 하락은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원인으로 보인다. 먼저 초등 학령인구 감소, 초등 교원 신규 임용 축소 등 논란이 이어지면서 문과의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교대 및 초등교육과에 대한 선호도 하락이 감지된다. 이런 상황에서 2022학년도 통합 수능이 도입됐고, 문과생의 수학 약세로 백분위 하락 등 문·이과 유불리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어디가’에서 발표한 2023학년도 정시 합격선을 살펴보면, 서울교대의 합격선이 90.7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90.0점,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87.7점, 광주교대 87.7점, 경인교대 83.3점 순으로 확인된다.
정시 합격선의 하락이 올해도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다. 교대 및 초등교육과도 이과생의 지원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교차지원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곳이다. 이과생의 교차지원이 늘어난다면 합격선은 다시 상승으로 돌아설 수 있다. 또 합격선이 과도하게 떨어진 대학, 학과는 이듬해에 지원자가 몰리면서 합격선이 치솟는 경우가 많다. 전년보다 경쟁률이 오른다면 합격선의 상승을 예상하고 지원 전략을 재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지난해 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 정시 경쟁률은 최고 5.0대 1(한국교원대)에서 최저 1.4대 1(경인교대) 사이에서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