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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온도 '19도' 제한에 불만 폭발…겨울 앞둔 독일 '초비상' [위기의 독일경제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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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독일경제 ④-에너지 정책 실패가 위기 불렀다


지난 8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찾은 독일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는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곳은 과거 바이에른 왕실의 양조장이었다가 현재 세계 최대 술집이 된 뮌헨의 대표 관광지다.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은 일요일이지만 호프브로이하우스를 포함한 맥주 가게들은 늦은 시간까지 뮌헨의 밤거리를 밝혔다.

이와 대조적으로 신시청, 프라우엔성당 등 다른 관광 명소에는 아무런 외부 조명이 켜져 있지 않았다. 이 건물들은 가게 불빛을 간접 조명 삼아 은은하게 빛나기만 했다. 뮌헨시는 지난해 7월 전력 절감을 위해 역사 기념물의 외부 조명을 소등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겨울철 에너지 사용량을 20% 감축하기 위해 독일 정부가 고안한 ‘신(新)에너지절감법’의 일환이다.


독일에선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난방 설비 가동 제한 지침도 내려졌다. 실내 사무실 온도를 19도 이상 올리지 말도록 규정한 것이다. 유럽 금융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건물이 전면 통유리로 설계된 탓에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데, 온도 제한 때문에 겨울엔 옷을 껴입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독일 정부로부터 당장 다음 달 전기료를 5배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지에선 다가오는 겨울은 “따뜻하길 비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묘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날씨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독일의 겨울은 춥고 습해 난방 없이 버티기 어렵다. 북부 빌헬름스하펜 지역에 미국?카타르 등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기 위한 부유식 터미널 4개를 건설했지만, 업계에선 이 터미널을 가득 채워도 20일 정도 버틸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현장에선 에너지 위기에서 촉발될 ‘나비 효과’를 우려한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나날이 치솟는 물가로 소비가 줄면, 기업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이 이미 체감되고 있으며, 이는 신차 구매와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뮌헨?프랑크푸르트=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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