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원주 등 혁신도시에서 감정가의 반값 수준인 '반값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가 조성된 전주 덕진구 중동의 감정가 8억6800만원짜리 상가는 최저 입찰가 3억7600만원에 나왔다.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상권 성숙도가 높은 곳이라면 저가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19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오는 23일 전주 덕진구 중동의 감정가 7억6800만원짜리 A 상가(전용 99㎡)가 경매를 진행한다. 두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반토막인 3억76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상가는 전북 전주 덕진구 만성동·중동, 완주군 이서면 일대에 들어선 전북혁신도시 내 있다. 2007년 9월부터 개발이 시작돼 수용인원 2만8000여명이 살 수 있는 도시로 조성됐다. 전북혁신도시는 2017년 2월 준공돼 대규모 주거단지가 들어섰다.
한 경매업계 관계자는 "주변 매물이 3.3㎡당 2000만원을 넘는 수준인데 이 물건은 최저 입찰가가 3.3㎡당 12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근 이 상가 우측에 체육센터가 들어서 인구 유입도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혁신도시 내 한 상가도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반값 수준이다. 강원 원주 반곡동의 B 상가(전용 40㎡, 1층)는 감정가가 4억9500만원인데 두 차례 유찰되면서 입찰 최저가가 2억4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같은 건물의 2층 상가(전용 65㎡)도 감정가(2억7200만원)의 반토막인 1억33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다만 전문가들은 "입찰에 참여하기 전 상권 분석을 면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혁신도시가 준공된 지 오래됐더라도 인프라가 부족하고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지역도 적지 않아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초기에 비하면 상권이 나아지긴 했지만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혁신도시도 있기 때문에 임대가 충분히 이뤄질지 따져봐야 한다"며 "공실 상가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