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내년 총선 복귀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 11일 치러졌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참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며 말을 아꼈다.
나 전 의원은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위기의 대한민국, 정치의 과제' 세미나에 '인구 감소에 따른 정책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이후 이틀 만이다.
나 전 의원은 강연에서 의회 민주주의의 실종을 짚으며 "여의도 정치가 대한민국을 극단화시키고 있다"고 입을 뗐다.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조장한다는 의미다.
여당의 책임도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민주당만 비판할 것이 아니다"며 "양당이 조금 더 국민 마음에 가까이 갈 수 있고 비정상을 걷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강연에서 정치의 문제로 △초선 중심의 정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위로부터의 공천을 꼽았다. 그는 "이념 때문에 굉장히 갈라질 수밖에 없는 정책이 있지만 그런 걸 막론하고 지금은 너무 극단화됐다"며 "초선 중심의 정치이다 보니까 정치의 오래된 정통성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표적인 것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이라며 "제가 여당일 땐 한 번도 패스트트랙에 상정한 경우가 없다. 패스트트랙의 취지는 정말 합의가 안 될 경우 숙려기간을 거치는 건데 바로 통과시키는 경우가 이제 잦아졌다"고 비판했다.
공천 문제도 정치가 극단화하는 또 다른 사례로 짚었다. 나 전 의원은 "위로부터의 공천이 되다 보니 때로는 국민의 생각과 먼 논리에도 무조건적인 충성을 해야 하는 게 안타까운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의 개선이 있어야지만 정치 본령의 역할에 더 가까이 가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출마 뜻도 내비쳤다. 나 의원은 "몇 개월 쉬면서 왜 정치를 해야 하지 다시 반문해 봤다"며 "제가 다시 들어가서 대한민국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는 본령의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지난 11일 치러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세미나 참석 이후 나 의원은 당 지도부에 대해 "참 많은 고민을 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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