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하태경 의원이 본인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을 버리고 서울에 출마하기로 선언하면서 여당 내에 총선 공천과 관련된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9일 SBS라디오에서 “하 의원이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판단을 내려줬다”며 “하 의원이 시작점을 돌파했는데 국민의힘에서 나를 한번 희생하고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꽤 불이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CBS라디오에서 “하 의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제2, 제3의 하태경들이 나와야 한다”며 “자발적인 중진의 결단이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먼저 헌신하고 절박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효과가 있다. 누가 됐든 3선 이상 한 것은 많은 기회를 당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응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어떻게든 총선에서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 이런 분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자신의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서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3선 이상 중진이 공천을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 의원이 서울 출마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소장파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왜 사감을 앞세워 깎아내릴 생각만 하느냐. 수도권에 도전할 엄두도 못 내다가 결국 영남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보다 백 배는 낫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하 의원도 이날 “나는 지난 총선에서 부산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해운대에 남기로 결정해서 그 누구와 경쟁하더라도 이길 자신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나를 키워준 당과 주민들에게 더 크게 보답하는 것이 제 정치 소신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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