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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사비 입금 요청한 퇴직자의 메시지…"공감" vs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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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전 직장동료로부터 자녀의 결혼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퇴직 후 5년이 지나도록 연락조차 한 적 없는 사이라면 갑작스러운 소식에 축하하는 마음과 동시에 당황스러운 마음이 드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지난 4일 퇴사한 지 5년 이상 된 전 직장동료에게 메시지를 받았다는 글이 커뮤니티를 달궜다.

A 씨는 "퇴직한 지 5년 넘은 분이 자녀 결혼 축의금 안 한 사람한테 카톡을 하나하나 다 보냈다"면서 "그동안 서로 연락도 안 했는데 축의금 보내지 않았다고 저런 식으로 카톡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축의금은 품앗이 개념인데 퇴직해서 이제 볼 일 없다고 자기들 경조사에는 받고 모른체한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A 씨가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전 직장동료 B 씨는 "지난달 자녀 결혼을 치르고 경조사비와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말로 운을 뗐다.

B 씨는 "경조사비란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 상부상조라 생각한다"며 "제가 지난 10년간 애경사에 참여한 것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번에 자녀 결혼에 축의금 응답률은 50%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의 경조사를 몰라서 축의금을 못했으면 늦게라도 동참해주면 고맙겠다"며 "반대로 상대의 경조사를 알고도 안 한다면 그 이름 석 자만을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년 ○월 ○일, A 씨 결혼에 5만원 송금한 적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마음 전하실 곳'이라며 자신의 계좌를 보냈다.

네티즌들은 "퇴직했다고 자신만 받고 안 챙긴 것도 문제지만 카톡을 보낸 것도 심하다", "화가 나는 마음도 공감이 간다", "틀린 소리는 아니지만 대놓고 입금하라는 분도 대단하다", "나 같으면 그냥 안 받고 손절하겠다. 상대방이 이미 손절한거나 다름없는데 구차해 보인다", "어차피 끝난 관계라면 저런 문자 보내서 조금이라도 회수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라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4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74.3%는 인맥 관리를 위해 꼭 해야 하는 것으로 '경조사 참석'을 꼽았다.

한 달 평균 경조사 참석 횟수는 1.6회였으며, 한번 갈 때마다 내는 경조사비는 평균 7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1년이면 약 140만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비혼, 딩크족(자녀 없는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늘어나는 만큼 경조사비를 주고받는 문화에도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들어 식대 인상과 가계 부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축의금과 하객 등에 대한 민폐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 상사의 결혼식에 축의금 10만원을 내고 아내와 참석했다는 이유로 한 소리 들었다는 사연에는 적절한 의례 규범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제기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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