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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급난 해소 못한 9·26 부동산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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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허가 착공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2~3년 후 주택공급 대란으로 인한 집값 급등 파동이 예상되자 정부가 ‘9·26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배경은 이렇다. 올 들어 8월까지 누계 기준 주택 인허가 실적은 모두 21만275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34만7458가구)보다 38.8% 감소했다. 8월 누계 기준 전국 주택 착공은 11만3892가구로, 전년 동기(26만1193가구)와 비교하면 56.4%나 줄었다. 또 올해 1~8월 전국 분양 물량은 9만4449가구로, 지난해(16만3714가구) 대비 42.3% 감소했다. 준공 역시 올해는 23만9059가구를 기록해 지난해(25만8669가구)보다 7.6%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사업 인허가 후 3년, 착공 후 2년 사이에 입주가 이뤄진다. 이대로면 3년 뒤엔 전국적인 ‘입주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8월 기준 전국 9392가구로, 7월(9041가구)보다 3.9% 늘었다. 이렇게 되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도 급증해 금융 부실로 전이될 위험성마저 커지는 실정이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의 재판을 보는 듯하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정부는 공공주택 공급 물량 확대와 PF 대출 보증 확대 등을 핵심으로 하는 ‘9·26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 공사비 증액 기준 마련, 학교시설 공공기여 기준 마련 같은 요구사항이 반영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급감하는 주택 건설 착공과 분양 등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관련 규제로 인한 시장친화적 공급 위축이다. 근래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 등 공사비는 증가하는데 분양가상한제로는 수지를 맞출 수 없어 아예 착공하지 않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우선 당장 가격 안정을 가져오는 것 같지만 공급을 위축시켜 결국은 주택가격 폭등을 불러온다는 점은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경험한 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집값을 잡기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2005년 공공택지 내 전용면적 85㎡ 이상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하고, 2006년 공공택지 모든 주택으로 확대했다. 2007년 9월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까지 시행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2007년 22만9000가구에 달했던 민간주택 공급은 분양가상한제 실시 이듬해인 2008년 14만5000가구, 2009년 12만6000가구, 2010년 9만1000가구로 줄었다. 그 결과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폭등했다.

반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은 수도권은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급증하면서 미분양의 몸살을 앓는 양극화 현상을 초래했다. 노무현 정부 때 이미 실패한 정책을 문재인 정부에서도 똑같이 재탕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집값이 폭등하자 세금을 중과하고 그래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공공부문 공급대책과 임대차 3법을 내놨다. 공공부문 공급 대책은 공급 효과가 없었고 임대차 3법은 전세난만 가중시켰다.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관련 규제를 철폐해 공급 확대를 끌어내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실거주 주택에 대해서는 거주 기간에 따라 보유세를 차등 부과하고 거래세는 낮추는 등 세 부담도 완화해야 한다. 또 재건축·재개발 도심재생사업을 활성화해 청년들에게 직주근접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등 시장친화적인 부동산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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