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 간의 황금연휴에 유통업계의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인 편의점에서조차 모바일 선물하기 매출은 4배 이상 늘어났다. 현금 사용이 크게 줄고 긴 연휴에 고향 방문 대신 선물을 보내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7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19일 사이 모바일 앱 ‘포켓CU’ 앱의 모바일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한 추석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9.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 300여개 오프라인 점포에서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51.6%)의 6배가 넘는 신장률이다. 제품군별로는 주류가 406.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디지털 가전(165.2%), 건강기능식품(65.7%), 생활용품(41.6%), 청과물(36.1%) 등이 뒤따랐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점포에서보다 모바일 선물하기를 통해 상대적으로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모바일 선물하기 매출에서 10만원 초과 상품 비중은 77%에 달했지만, 오프라인 점포에선 10만원 초과 상품 비중은 19%에 불과했다. 모바일 선물하기 매출 상위 상품도 △로봇청소기(50만원대) △6인용 밥솥(20만원대) △전자레인지(8만원) 등이었다. 최고가 판매 상품은 180만원 상당의 안마의자였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에서도 지난 한 달 간 음향 및 모바일 제품의 모바일 선물하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5% 늘어났다. 같은 기간 리빙 카테고리 상품군과 골드바 매출도 각각 82%, 61% 늘었다. 매출 증가에 SSG닷컴은 지난달 ‘추석 선물’, ‘생일 축하’, ‘결혼·집들이’ 등 테마별 선물 상품을 추천해주는 등 선물하기 서비스를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상대방의 주소를 모르더라도 휴대전화 번호만 알면 선물을 보내거나 한번에 여러명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도 비대면 선물하기 수요가 증가한 가장 큰 원인으론 길어진 연휴가 꼽힌다. 다음달 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개천절까지 최장 12일 간 쉬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며 연휴 기간 고향 방문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서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는 “지난 1~3일 앱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5%가 추석 연휴 기간 중 여행을 떠난다고 응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금 사용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한은이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는 총 3조8486억원이었다. 지난해 4조1824억원에서 3338억원(8.0%) 감소한 수치다.
중장년층의 모바일 친숙도가 올라가면서 모바일 선물하기 트렌드가 고착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올 상반기 40대 이상의 모바일 선물하기 주문 금액은 지난 2020년 대비 18배 늘어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을 통해 전 연령대에서 모바일 선물하기에 친숙해지며 일반적인 선물 풍속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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