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중국 화유그룹과 손잡고 아프리카 모로코에 리튬·철·인산(LFP)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이 회사가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으로 구축하는 LFP 배터리 소재 생산기지다. 중국이 사실상 독점해온 LFP 양극재 생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과 관련해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4일 발표했다. LG화학과 화유그룹 계열사 유산은 모로코에 연산 5만t 규모의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주로 북미 지역에 공급할 LFP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LFP 양극재 5만t은 보급형 전기차 50만 대(350㎞ 주행 가능한 50㎾h 용량 전기차 기준)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모로코에는 LFP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인 인광석 500억t이 매장돼 있다. 전 세계 매장량의 73%를 차지한다. LG화학 관계자는 “모로코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요건도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이 주력하는 LFP 양극재는 주로 보급형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 소재다. 그동안 국내 양극재 기업이 주로 생산해온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LG화학은 현지에서 화유그룹 주요 계열사인 화유코발트와 리튬 정광(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에서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탄산리튬 등을 추출하는 ‘리튬 컨버전(개조) 플랜트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니켈 제련 및 전구체 생산 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모로코와 인도네시아 생산기지 구축에는 수조원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원재료에서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소재 수직계열화 체계를 공고히 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종합 배터리 소재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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