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모트라스와 유니투스의 노동조합의 파업과 특근 거부 등의 '몽니'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대모비스가 협력 업체와 하청업체를 직고용해 출범시킨 부품·모듈 생산 자회사다.
현대모비스 부품 계열사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에서 "우리가 없으면 현대차·기아가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니 '역대급 성과급'을 달라"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
모트라스 부품 부족에…현대차 주말 특근 '취소'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공장 대부분이 이날 예정돼 있던 특근을 모두 취소했다.현대차가 주말 특근을 진행하지 못한 배경은 모트라스·유니투스로부터 부품을 적기에 공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가 생산하는 섀시·파워일렉트릭(PE) 모듈 등의 재고 부족으로 생산 라인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란 설명이다.
이번 주부터 주말 특근을 재개하려던 현대차 입장에선 불똥이 튄 셈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사측과의 교섭 기간이었던 지난 4일부터 특근을 전면 거부해 왔다. 다만 지난 12일 노사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이날부터 특근이 다시 진행될 예정이었다.
현대모비스 모듈 부품사 노조는 전날 진행된 교섭에서도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이날 현대차 잠정합의안에 준하는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조가 "최대 성과에 걸맞은 인상안을 제시하라"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올해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급 400%+1050만원 지급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또다시 파업 예고한 모비스 부품계열사 노조
현대모비스 모듈 부품사 노조의 이러한 '몽니'는 현대차그룹의 차량 생산 차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모트라스·유니투스 노조는 지난 5일과 6일 전국적으로 부분 파업을 강행했다. 파업 여파로 수천 대에 달하는 차량 생산 차질과 100억원대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트라스·유니투스 노조는 지난 7월에도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부분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문제는 현대모비스 모듈 부품사로 인한 생산 차질이 당분간 계속 발생할 것이란 점이다. 이들 노조는 차후 교섭에서 사측이 추가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는 21일 또다시 부분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전부터 이어오던 특근 거부 방침도 유지할 계획이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등은 현대모비스가 사내 하도급 직원 직고용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출범시킨 업체다. 이들 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현대차그룹의 울타리 안에서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최대치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 자회사의 파업 등으로 현대차그룹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현대차 노조가 잠정합의안을 통해 앞서 예고했던 파업을 철회했음에도 또다시 생산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