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2차전지, 바이오 등의 테마를 타고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이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급락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12일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인 라이프시맨틱스 주가는 29.48% 내린 4055원에 마감했다. 영상인식 AI 기업이자 네이버 손자회사인 알체라도 이날 19.97% 급락했다. 두 회사는 올 들어 연중 최고점까지 각각 88%, 172% 올랐지만 이날 급락으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두 업체가 급락한 이유는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때문으로 분석됐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시가총액의 53%에 달하는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알체라의 유상증자 규모는 570억원이다. 증자를 통해 조달한 돈은 대부분 채무 상환과 회사 운영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는 주식을 신규로 발행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된다. 앞서 박셀바이오(증자 규모 1006억원), 미코바이오메드(480억원), 자이글(300억원), 에스씨엠생명과학(310억원), 셀리드(287억원) 등도 올해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 12월 상장한 알체라는 올해 상반기 148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라이프시맨틱스도 4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유상증자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돈이 없는데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한 회사들은 유상증자에 나설 유인이 커진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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