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번화가 센트럴의 지하철역에서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라방)을 하던 한국인 여성 관광객이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 해당 방송을 보고 있던 시청자 500여명은 그 순간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사건을 인지한 홍콩 경찰은 수사에 나선 상태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2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지난 10일 밤 센트럴의 트램 정류장 근처에서 라방을 하던 한국인 여성에게 접근했다. 홍콩을 처음으로 찾은 이 여성에게 남성은 정류장부터 인근 지하철역까지 따라가며 팔을 붙잡거나 어깨에 팔을 걸쳤다"고 보도했다.
해당 여성은 "팔을 잡지 말라"고 경고하며 남성을 밀어냈지만 남성은 여성을 계속 따라갔고, 지하철역 계단으로 이동했을 때 벽으로 밀어붙여 세우고 "나는 혼자다. 나와 함께 가자"고 말했다.
이때 여성은 라방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는 취지로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라방 시청자들은 실시간 채팅에서 "경찰을 부르거나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의 신체를 만지며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했다.
여성은 어렵게 남성을 떼어내고 지하철역 개찰구로 이동해 도움을 청했다. 1분가량 이어진 이 상황을 500여명의 시청자가 목격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여성은 마카오로 이동한 뒤 11일 밤 호텔에서 라방을 켜고 피해 상황을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몸에 심한 멍이 들고 타박상을 입었다. 하지만 이 여성은 가해자를 대신해 사과하거나 부끄러워하는 홍콩 시청자들을 향해 "홍콩 전체의 잘못이 아닌 그 남성의 잘못이고, 기회가 되면 홍콩을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이미 다수의 신고를 접수하고 영상을 확인한 뒤 수사에 나선 상태다. 해당 피해 여성은 13일 홍콩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