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주가가 4만원대에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국민주'로 불렸지만, 이젠 카카오를 팔아치우는 개미도 늘어났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가 3분기 호실적을 거둬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대한 시각은 엇갈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4만9050원에 마감했다. 지난 2월 9일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7만1300원에 비해 31% 급락했다. 지난달 17일 5만원 선이 붕괴한 후 3주째 4만원대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카카오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가가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소액주주(지분율 1% 미만) 수는 지난해 말 206만6544명에서 올 상반기 말 199만9126명으로 6만7418명 줄어 감소율이 3.26%를 기록했다.
카카오를 바라보는 온라인 종목토론방의 시선도 차갑다. 2년 전 카카오에 투자했다는 한 네티즌은 "평균매수단가가 8만원인데, 매도해야 할지 버텨야 할지 고민"이라는 질문을 올렸다. 이 게시물엔 60% 이상 손해를 보고 결국 '손절'했다는 댓글들이 게시됐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주가가 4분기엔 반등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해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여전히 네이버에 비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있다"면서도 "광고시장 회복·미디어 계열사 실적 회복에 힘입어 카카오는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기술 공개, 헬스케어 사업 등 여러 모멘텀(상승동력)을 갖췄다"며 "카카오에 투자하려면 3분기 실적 발표 전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카카오는 3분기 실적을 11월 3일 공개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의 분기 영업이익률은 5%까지 하락했지만,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라며 "카카오는 커뮤니케이션, 모빌리티 서비스의 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에 결제, 상품 추천 등에 AI가 결합하면 서비스 성능이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연내 생성형 AI '코GPT 2.0'을 공개해 B2C(소비자 대상 거래) 사업을 할 계획이다.
자회사 상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카카오는 그간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자회사를 증시에 상장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융 자회사들의 IPO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핵심 자회사의 상장은 모회사 주가 상승 동력이 됐다"며 "카카오엔터, 카카오픽코마의 IPO는 하반기 카카오 주가의 가장 큰 모멘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복 상장에 대한 부담으로 기업 가치 산정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졌다"면서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의 지분을 70% 이상 확보했기 때문에 카카오엔터가 상장하면 카카오의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카카오엔터의 상장이 카카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IPO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카카오의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분 희석에 대한 우려가 있어 IPO만으로 카카오의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이란 판단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톡비즈,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3대 주력 사업의 성과가 확인되면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법 리스크도 안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엔터의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해 수사에 들어가면서다. 지난달 10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4월 6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사무실도 강제 수사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