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달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2~3년 뒤 공급 가뭄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공급 촉진책을 내놓는 것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건도 있고 하니 공급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우려가 있다)”며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부동산 공급 활성화 방안을 9월 중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민간 부문 공급이 과거보다 여러 가지로 위축됐다”며 “(위축) 요인이 있을 수 있으니 이런 부분을 어떻게 풀어주면서 공급을 촉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공 부문 공급은 보완 방안이 무엇인지 (강구해) 두 개로 나눠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른바 ‘9월 위기설’에도 “큰 틀에서 볼 때 위기라고 볼 상황은 절대로 아니다”며 “9월 위기설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번 공급 대책은 주택시장에 퍼지고 있는 공급 절벽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초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이후 수요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공사비 급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경색 등으로 공사 중단 사업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2~3년 뒤 주택 공급 절벽이 심화하면 집값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3년 뒤 '공급 가뭄' 우려에…대통령실, PF 만기 연장 검토
대통령실이 예정에 없던 추가 부동산 공급대책을 언급한 것은 당장 분양 물량뿐 아니라 2~3년 뒤 공급 물량까지 모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공동주택 분양 물량은 7만9631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4만3132가구)보다 44.4% 급감했다.2~3년 뒤 공급을 예측하는 인허가착공 물량도 크게 줄었다. 일반적으로 인허가로부터 3~4년, 착공 후 2~3년 뒤에 주택 공급이 이뤄진다. 그러나 건설 경기 악화로 지방 등에서 사업이 멈추면서 공급할 주택이 사라지고 있다. 1~7월 전국 주택 인허가 누계 실적은 20만7278가구로 전년 동기(29만5855가구)보다 29.9% 감소했다. 착공도 10만2299가구로 지난해(22만3082가구)보다 54.1% 줄었다.
정부는 이번 공급 대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PF 자금 경색은 공사 중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인허가를 받더라도 공사비를 조달하지 못해 멈추는 사업장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가 ‘부동산 PF 지원 펀드’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추가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주도의 공공분양 물량 역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인해 예정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인 단지에서 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되는 등 부실 논란이 잇따르면서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입주 지연 가능성은 더 커졌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주택공급혁신위원회에서 “전반적인 공급 경색으로 가지 않도록 공격적으로 협의하겠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유오상/도병욱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