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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강남 아파트로 갈아탈걸…" 빠른 집값 반등에 '멘붕'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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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가격이 하락했을 때 강남으로 갈아타기에 실패했어요. 그렇게 빨리 집값이 반등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지금은 반등하고 주춤한 상황인 것 같은데, 또 우물쭈물하다 갈아타지 못하면 또 10년은 기다려야겠죠?"(올해 초 강남 갈아타기에 실패한 50대 강모씨)

강남권으로 갈아타기에 실패한 실수요자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상반기 예상보다 가격이 빠르게 올라 손을 쓸 시기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선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되고 가격, 호가가 오르는 추세라고 입을 모읍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모두 2만1955건입니다. 1월만 해도 1412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 2456건으로 2000건대 올라선 이후 4월 3186건으로 3000건대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4개월 연속 3000건대 거래량을 기록 중입니다.

자치구별로 보면 1~8월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송파구로 1823건을 기록했습니다. 강동구(1463건)도 3위를 기록했고 강남구(1444건)가 4위를 기록했습니다. 상위 5개 자치구 안에 동남권에 있는 자치구 3곳이 포함된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살아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지역에서 거래가 활발한 이유는 갈아타기 수요가 움직였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A 공인 대표는 "굳이 따지자면 투자자보단 실수요자가 더 많다"며 "상급지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판단한 실수요자들이 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요가 몰리자 가격과 호가 모두 치솟았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23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1월 18억7000만원까지 기록했던 면적대입니다. 7개월 만에 5억1000만원이 급등했습니다. 이 면적대 호가는 최고 27억원까지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잠실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이제 현장에서 급매물은 거의 다 소화가 됐다고 봐야 한다"며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거두거나 가격, 호가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갈아타기에 실패한 실수요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강남권 입성을 목표로 목을 빼고 기다렸지만, 순식간에 가격이 올라 갈아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락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작년 연말부터 꾸준히 찾아오던 실수요자 한 명은 집값이 소폭 반등할 때 다시 내릴 줄 알고 기다리다 결국엔 지금까지 집을 사지 못한 경우도 있다"면서 "가격이 너무 오르다 보니 실수요자들도 부담스러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남, 서초구 등은 송파구보다 진입 문턱이 더 높아졌습니다.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D 공인 중개 대표는 "최근 반등장에서 괜찮은 물건이 소화되면서 가뜩이나 없는 물량이 더 없어졌다"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가격 차이도 여전해 거래가 맺어지진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수요는 꾸준해 가격이 일부 조정되면 들어오겠다는 실수요자들은 꽤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일각에선 아직도 늦진 않았단 얘기도 나옵니다. 강남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가격이 반등했다고는 하지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살아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전국적으로 봤을 때 강남만 한 입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금 상황 등 기회만 된다면 강남 입성은 언제든 상관없다고 본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강남권 매매 심리는 많이 호전됐습니다. 동남권 매매수급지수는 8월 둘째 주(14일) 기준 91.1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초 73.2보다 20포인트가량 개선됐습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는데 0에 가까워질수록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많단 얘기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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