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3일 16: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2조원을 마련한다. 해외 생산 거점 확보 및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해상 풍력 등 대규모 투자 재원을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2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예정 발행 가격은 주당 2만2350원이며 신주 8948만5500주(증자 비율 41%)가 발행된다. 최종 발행가격은 오는 11월 3일 결정된다.
신주 배정일은 다음 달 25일이다. 구주주 청약은 오는 11월 8~9일 이틀간 이뤄지며 일반 공모 청약 기간은 11월 13~14일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다.
이번 증자의 발행 가격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기준 주가에 적용되는 할인율은 30%로 비교적 높게 적용됐다. 기존 주주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이번 증자 자금을 모두 신규 투자 및 신기술 개발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해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증자 자금 중 9000억원은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사용할 예정이다. 글로벌 방산 사업 확장을 위한 생산거점 및 해외 MRO(유지·보수·정비) 지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10년간 2430억달러(약 32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글로벌 잠수함과 수상함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잠수함용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한화시스템의 무인 전투체계 등을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겠단 목표다.
약 6000억원은 친환경 선박·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암모니아와 메탄올, 수소 기반의 친환경 추진 시스템과 암모니아·이산화탄소·수소 운반선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상풍력 사업에는 약 2000억원을 투입한다. 해상풍력 사업의 개발을 시작으로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운송·설치와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3000억원은 조선소에 투자해 자동화 시설을 확충한다. 로봇 및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 팩토리와 물류 자동화 등도 접목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이 한화그룹에 인수된 지 3개월만에 추진되는 조단위 증자인 만큼 시장의 관심은 대주주의 참여 규모에 쏠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가 제3자 배정 증자 방식으로 약 2조원을 투자해 한화오션 지분 48.16%를 확보했다.
한화오션의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한화그룹 계열사 5곳이다. 지분율을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4.08%, 한화시스템 12.04%, 한화임팩트파트너스 9.63%, 한화컨버전스 0.72%, 한화에너지싱가포르 1.69% 등이다. 한국산업은행도 지분 27.6%를 보유하고 있다.
구주주 배정분에 대한 최종 참여 여부 및 규모 등은 각 사마다 재무부담을 따른 뒤 이사회 결의를 통하여 결정될 예정이다.
한화오션 주가는 이날 1.81% 하락한 3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