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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집값 15% 급락…中 부동산 침체, 예상보다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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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개발업체 도미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중국의 집값 하락세가 정부 공식 통계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항저우 상하이 등 주요 상업도시 집값은 고점 대비 최소 15%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돈줄이 마른 부동산 개발업체는 연쇄 부도 위기에 직면했고, 부동산과 연계된 중국 ‘그림자 금융’ 전반의 부실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집값 공식통계 현실 반영 못 해”
17일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궈롄증권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2·3선 도시의 집값 절반 이상이 기존 가격보다 최소 1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궈롄증권은 현지 부동산 중개인과 민간 데이터 업체가 제공한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다음달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항저우의 알리바바그룹 본사 인근 주택 가격은 2021년 말 최고치와 비교해 약 25~28% 떨어졌다. 중국 최대 상업도시 상하이의 롄양 지역 주택 가격은 최고점을 찍은 2021년 중반과 비교해 약 15~20%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집값은 2021년 8월 고점 대비 신규주택은 2.4%, 기존 주택은 6% 하락했다. 하지만 실제 집값 하락세는 정부 통계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시장과 괴리된 샘플링 조사의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헨리 친 CBRE그룹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책임자는 “(부동산 가격 조사에서) 중국은 선별적 샘플을 사용한다”며 “시장이 침체되면 이런 데이터는 실제 시장 상황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구이위안 위기 금융 우려
중국 정부는 2021년 헝다 사태 이후 “부동산은 투기 대상이 아니다”며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을 펼쳐 왔다. 부동산 개발업체가 과도한 대출을 받아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도록 했다. 주택 수요자 대출도 억제했다. 그 결과 부동산 시장은 긴 침체기에 접어들었고, 주택 가격도 2021년 하반기를 정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1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자금난에 빠진 것도 정부 규제의 영향이 크다.

문제는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의 연쇄 디폴트 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 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이 만기가 도래한 상품의 상환에 실패하면서 중국의 그림자 금융 전반에 대한 부실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중룽국제신탁 베이징 본사에는 20여 명 투자자가 몰려와 돈을 돌려달라고 시위를 벌였는데, 이 회사의 부동산 연계 신탁상품 규모는 작년 말 기준 6293억위안에 달한다. 작년 말 중룽국제신탁의 신탁 상품 140억위안(약 19억2000만달러)어치를 사들인 뉴차이나생명보험 위기설도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중즈그룹은 투자자들에게 자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해 부채 구조조정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즈그룹 경영진은 전날 투자자와 한 회의에서 “자사에 대해 종합 회계감사를 수행하기 위해 4대 회계회사 중 한 곳을 고용했고,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부동산 개발업체가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위기가 금융권으로 전이되면 중국 경제엔 치명상이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으로 쏠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 15일엔 중국 인민은행이 단기 정책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하면서 유동성 공급 의지를 내비쳤다.

한 중국 전문가는 “3·4선 도시를 집중 공략한 비구이위안의 전략이 대출 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하기 전에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한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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