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 동안 받은 종이 명함 중 몇 명이나 기억하세요?”
디지털 명함 서비스 슬라이스를 내놓은 크리에이터노믹의 이수민 대표(사진)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 대표는 물리적 매체인 종이 명함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봤다. 명함이 다 떨어졌거나 집에 두고 왔을 때 공유가 어렵다. 부서나 이메일이 바뀌면 명함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여러 명과 한 번에 명함을 교환했을 땐 누가 누구인지 기억하기 어렵고, 내 명함을 어디서 누구에게 뿌렸는지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슬라이스는 디지털 명함 앱과 근접무선통신(NFC) 카드를 함께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NFC 기능이 장착된 플라스틱 카드를 휴대폰에 가져다 대면 저장해놓은 디지털 명함이 전송된다. 이 대표는 “URL(IP 주소)이나 QR코드로도 전송할 수 있지만,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건네는 행위 자체의 중요성을 고려해 NFC 카드까지 만들었다”고 했다. 종이 명함은 이름과 소속, 연락처가 담을 수 있는 정보의 전부지만 디지털 명함은 개인 필요에 맞게 주요 경력과 포트폴리오, SNS, 판매 링크 등을 넣을 수 있다.
디지털 명함을 전달받은 사람은 앱이나 웹을 통해 명함을 열람하고 휴대폰에 연락처를 저장하면 된다. 명함을 공유한 사람은 자신이 언제 어디서 명함을 교환했는지 앱 내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슬라이스 이용자는 개인사업자와 프리랜서가 많다. 프리랜서는 이미지나 포트폴리오를 디지털 명함에 넣어 자신의 전문성을 알린다. 최근엔 기업용 맞춤형 NFC 카드 판매를 시작하면서 기업 고객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5년 안에 한국의 종이 명함 문화를 바꾸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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