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여야가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북핵 위협'을 강조하며 힘에 의한 균형을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한반도 평화'를 계속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쟁은 힘의 균형 무너질 때 발발…반미·반일로는 북핵 대응 안 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선열들께서 피로 지켜낸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결코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매진하겠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고귀한 희생으로 우리 민족은 혹독했던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단호히 대응하는 자주 국방력 강화와 자유·평등·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 강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주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진일보한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북핵 대응' 관련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60여년 동안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전쟁이 5개나 있었다. 청일 전쟁, 러일 전쟁,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 6.25. 전쟁 등 다섯개의 국제전쟁이 있었는데 일본이 4개나 일으켰고 북이 1개를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힘의 균형이 무너질 때 발발하는 것이고 힘의 균형이 유지되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동북아 화약고가 6.25 동란 후 70여년 이상 평화를 유지 하고 있는 것은 휴전선을 경계로 두고 북·중·러 사회주의 동맹과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이 팽팽하게 세력 균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 강화를 위해 매진하는 것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며 "힘에 의한 무장평화만이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때 서로 죽이고 죽던 전쟁 당사자인 미국과 일본이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며 "한국과 베트남이 화합하여 미래로 가듯이 한일관계도 그런 측면에서 조명 될 수는 없을까? 지금 반미, 반일을 외치면서 북핵대응이 가능할까?"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민족사의 가장 시급하고 현존하는 위협은 김정은의 북핵이 아닌가"라며 "광복 78주년에 다시 생각해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박광온 "김대중, 한반도 평화가 경제 도약 전제조건이라는 철학 있었다"
반면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끈질기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독립 선열들이 되찾은 빛이 우리 사회 곳곳을 비추고 있지만,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며 "첫째는 독립운동가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남과 북의 분단된 현실, 둘째는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사회적·정치적 갈등, 셋째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꿈꿨던 하나 된 사회를 가로막는 양극화와 불평등의 아픔"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광복절인 오늘, 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복지국가의 유산부터 제대로 지키고, 확실하게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발자국은 명징하다. 경제위기와 안보 위기를 분리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응했다"며 "한반도 평화가 외환위기 극복의 필수 과제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 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경제도약의 전제조건이며,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의 기초라는 확고한 국정운영의 철학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세상, 각자도생으로 구성원을 밀어 넣는 사회에선 결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최근 수해 상황과 잼버리 사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여야 갈등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어렵게 되찾은 주권을 우리는 얼마나 충실히 누리고 있는지, 이 사회가 인간의 존엄을 얼마큼 제대로 보장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은 중요하다"며 "누구나 존중받고 자신의 권리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드는 일,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