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소비 위축의 여파로 증권사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소비경기 부진 속 점포 리뉴얼 투자를 단행한 영향과 스타벅스 등 자회사의 원가 부담이 반영, 5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 2분기 영업적자 530억…증권가 예상치보다 부진
이마트는 연결 기준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이 53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영업적자 123억원)보다 영업적자 규모가 늘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이마트 영업손실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2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1032억원의 순손실로 지난해 2분기(순손실 631억원)보다 순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매출은 7조2711억원으로 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마트는 실적 부진 원인으로 소비 위축과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대규모 리뉴얼 투자, 지난해 9월 가양점과 올해 4월 성수점의 영업종료, 전기료 상승 등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이마트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시장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SCK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의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매출 이익률 하락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이익 개선됐지만…스타벅스는 환율에 '발목'
사업부별 실적은 할인점의 경우 매출이 1.3% 감소한 2조8613억원에 4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기존 점포 매출이 0.7% 늘어났지만 대규모 리뉴얼 투자를 진행하며 지난해 9월 가양점, 올해 4월 성수점 영업 종료 여파가 반영된 결과다. 전기료 상승 등에 따른 에너지 비용 증가와 함께 판매관리비율이 28.2%로 0.4%포인트 상승했다.
이마트는 "체험형콘텐츠를 강화한 '미래형 이마트'로 전환을 위한 대대적인 리뉴얼 투자를 진행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뚜렷한 매출 증대효과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 리뉴얼 효과가 본격 나타나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매출이 0.5% 늘어난 801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6% 감소한 135억원으로 집계됐다. '노브랜드' 등 전문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 184.2% 늘어난 108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중에선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관련 기업 SSG닷컴과 G마켓의 영업손실 축소 흐름이 나타났다.
SSG닷컴은 2분기 순매출이 0.9% 늘어난 4270억원을 거뒀고 영업손실은 18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영업손실 405억원)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G마켓의 경우 2분기 순매출이 13.3% 늘어난 2925억원을 거뒀고, 영업손실은 69억원 축소된 113억원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이마트24의 경우 2분기 매출이 7.2% 늘어난 574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9% 줄어든 3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푸드는 2분기 매출이 4.6% 늘어난 3700억원, 영업이익은 5.9%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는 원·달러 환율 부담에 이익이 줄었다. 2분기 매출은 6.2% 늘어난 7070억원을 거뒀으나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364억원에 그쳤다.
호텔사업을 맡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실적 개선세가 나타났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9%, 507.1% 증가한 1385억원, 85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 신세계건설은 원가 상승에 따른 매출이익률 하락으로 영업적자 309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마트측은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반기에 고객에 대한 집중으로 성장모멘텀을 더욱 강화하고 비용구조 혁신 및 투자효율 제고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라며 "할인점의 7월 매출이 1.6% 증가하는 등 하반기 실적은 확실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