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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칼럼] 우주 기술이 국방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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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과학적 사건은 예로부터 많다. 그중 으뜸으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거론된다. 이 이론을 핵폭탄으로 연결한 맨해튼 프로젝트를 다룬 영화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영화엔 아인슈타인과 줄리어스 오펜하이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닐스 보어, 리처드 파인먼, 버니바 부시 등 불세출의 물리학자들이 등장한다. 한 관객은 이 영화를 “현장 과학자들에게 바치는 존경과 헌사”라고 평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과학자다. 어린 시절부터 빛을 발했다는 그의 과학자적 면모는 스페이스X CEO로서 두드러진다. 그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창업한 뒤 세계 방방곡곡에서 유능한 과학자를 모아 십수년간 동고동락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재사용 로켓 개발로 이어졌다.
머스크가 만든 우주전쟁 시대
이 로켓은 한두 달에 한 번꼴로 우주로 발사되고 있다. 위성이 많게는 100개 넘게 실린다. 이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전쟁에서 활약하며 전세를 자유진영에 유리하게 바꿔놨다. 재사용 로켓은 우주로 향하는 ‘저가 자유이용권’을 인류에게 선사했다. 상대성 이론 못지않은 파급력을 가진 과학적 사건이다.

이런 과학적 사건은 산업은 물론 국제 정치 지형을 바꾼다. 가장 큰 변화는 우주와 국방이 한몸이 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것이다. 적군의 동향을 손바닥 보듯 보면서 거점을 적시에 정밀 타격하는 기술이 모두 위성을 둘러싼 기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의회에 낸 내년 국방 예산 8860억달러(약 1165조원) 가운데 우주 관련 예산이 역대 최대라고 한다. 세계 1위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도 우주 사업을 갈수록 늘리고 있다. 한국도 통신·정찰·항법 등 군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고, 기업은 이를 발전시켜 군에 돌려주는 선순환이 절실한 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군에 초정밀·고위력 타격, 북한 전역 감시정찰 능력, 복합 다층 대공방어 능력을 키우는 데 모든 것을 걸라고 했다. 이런 능력은 모두 우주 항공 기술에서 나온다. 육·해·공 무기 컨트롤타워인 방위사업청의 요새 가장 큰 관심도 우주 기술이다.
우주와 국방 경계는 사라졌다
방사청은 최초의 군 독자 정찰위성을 올해 말 발사할 예정이다. 군용 반도체 개발도 역점 사업으로 정했다. 차세대 레이더와 무인기, 유도무기와 위성 등에 여러 종류의 차세대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우주 개발 수요 가운데 대부분을 국방산업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각계에서 나온다.

유감스럽게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말 공개한 우주항공청 설립안에는 이런 시각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국방은 우리와 관계없다’는 식으로 부 직할 외청 형태를 고집하는 모습이다. 누리호를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과학자들은 이런 형태의 우주항공청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방과 우주 개발은 하나가 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장 과학자들을 존경까지 하진 않더라도,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불완전한 우주항공청으론 윤 대통령이 바라는 우주 개발과 국방 혁신은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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