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호황기 때 쏟아졌던 지식산업센터가 대거 미분양 사태를 빚으면서 지식산업센터 내 상권에도 침체의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직주근접 프리미엄을 노리고 늘어났던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에는 되레 매물만 쌓이고, 사업성 악화 우려에 신규 물량은 급감하고 있다.
18일 부동산R114의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 입주 물량 통계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지식산업센터 상가 물량은 2479개로 집계됐다. 2021년 2862개에서 지난해 3003개까지 늘었지만,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305개만 입주가 예정돼 있다.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등 광역시뿐만 아니라 전북 경북 등에는 입주 물량이 한 개도 없다.
업계에선 우후죽순 늘었던 지식산업센터 사업 자체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천 등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 수도권 지역도 대부분 미분양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지식산업센터에 조성되는 상가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올 1분기 지식산업센터 상가 매물은 4558개로, 작년 1분기(2814개)보다 62% 급증했다. 같은 기간 근린상가와 단지 내 상가, 오피스 상가 매물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지식산업센터 입지가 지역 중심 상권과 거리가 먼 데다 지식산업센터도 미분양이 불거져 덩달아 상가 매물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아예 신규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충북의 한 개발업체는 검토 중이던 지식산업센터 사업을 포기하고 토지 매각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개발업체 간 경쟁으로 토지 매입 비용은 늘었는데, 예상 수익이 마이너스로 추정됐다”며 “은행권에서도 지식산업센터와 상가 대출을 꺼리고 분양도 자신이 없어 매물로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식산업센터 상가가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매물이 늘어난 것”이라며 “수요는 한정적이지만 공급이 넘치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가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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