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17일 경북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골프장을 찾은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대해 "나이 들고 운동 안 하면 건강 유지가 안 되기 때문에 나는 주말에는 언제나 산책이나 골프를 한다"고 재차 반박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국을 책임진 대통령도 아니고 나는 대구시만 책임지는 대구시장"이라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는 "일도 못 하는 사람들이 입만 살아서 걸핏하면 트집이나 잡고 이제 그만 트집 잡아라. 그래도 기차는 간다"고 덧붙였다.
또 홍 시장은 대구에서 실종자 1명이 발생한 상황에서 골프장에 갔다는 비판에 대해선 "그 사고는 13일부터 출입제한 조치를 한 도심 하천 팔거천에서 15일 16시 08분에 60대 한 분이 자전거를 끌고 출입제한 조치를 한 가드레일을 밀치고 무단으로 하천변에 들어갔다가 미끄러져 빠진 사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걸 억지로 결부 시킨 것도 문제려니와 당시 대구시는 전 직원 비상 대기령도 내리지 않았고 재난안전실 직원들만 조를 짜서 일상적인 근무를 하고 있었을 따름"이라며 "내가 맡은 대구시는 지금까지 수해 대비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이 대구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지난 15일은 경북에 쏟아진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한 날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에서 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기준 19명, 부상자는 17명이다. 대구에서도 지난 15일 오후 11시 기준 실종자 1명(북구)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홍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면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불쾌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고 할 사람이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쓸데없이 트집 하나 잡았다고 벌떼처럼 덤빈다"고 말했다.
'경북 폭우 속 골프장을 찾은 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는 "기자 여러분들이나 눈높이에 맞게 좀 질문하라"면서 "주말에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개인 활동하는 거다. 기자분들은 그럼 주말에 나오라고 하면 그냥 나오냐"고 따져 물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