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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꺾었다…알카라스, 테니스 '새 황제'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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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에이스’와 ‘살아있는 전설’이 맞붙은 역사적인 대결다웠다. 풀 세트 접전. ‘영건’ 카를로스 알카라스(20·스페인·세계랭킹 1위·사진)가 두 손을 들어올린 건 경기 시작 4시간42분이 지난 뒤였다.

알카라스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윔블던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2위)를 3-2(1-6, 7-6<8-6>, 6-1, 3-6, 6-4)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조코비치의 경기를 보며 테니스를 시작한 내가 윔블던에서 그를 이기다니 꿈이 이루어졌다”고 감격했다.
빠른 발로 조코비치 압박

이날 경기는 알카라스와 조코비치의 올 시즌 두 번째 대결이었다. 알카라스는 지난달 프랑스오픈 준결승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세트스코어 1-1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근육 경련 탓에 3, 4세트를 내리 내줬다. 알카라스와 스태프는 당시 근육 경련의 이유를 긴장감으로 진단하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리전문가를 찾았다.

그 덕분인지 이날 알카라스는 흔들림 없이 조코비치를 압박했다. 1세트에서 1-6으로 완패했지만, 2세트부터 빠른 발이 살아났다. 2세트 타이 브레이크에서 승리하며 조코비치의 ‘타이 브레이크 6전 전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세계 랭킹 1, 2위 선수의 대결답게 듀스가 13번 연속 나올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알카라스의 패기에 조코비치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라켓으로 네트 기둥을 내려치기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조코비치는 “그 나이의 선수가 긴장하지 않고 공격적인 테니스를 구사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그는 정말 놀라운 샷을 구사했다”고 말했다.
“빅3 장점만 모은 선수”
알카라스의 우승은 남자 테니스의 ‘빅3 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사건으로 평가된다.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남자 단식 20회 우승 고지를 밟은 ‘황제’ 로저 패더러(42·스위스)는 지난해 은퇴했고 메이저대회 22회 우승 기록을 올린 ‘흙신’ 라파엘 나달(37·스페인)은 내년 프랑스오픈을 은퇴 무대로 예고했다. 마지막 남은 조코비치가 이날 자신의 ‘텃밭’인 윔블던에서 신성에게 무너진 것이다. 조코비치는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윔블던 결승전에서 패한 적이 없다.

이들과 함께 ‘빅4’로 꼽혔던 앤디 머리(36·영국)는 고관절 부상 이후 전성기 시절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윔블던에서 ‘빅4’가 아닌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2년 레이턴 휴잇(은퇴·호주) 이후 21년 만이다.

한 세대가 저물었다는 의미다. 2018년 프로로 데뷔한 알카라스는 지난해 19세4개월로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우승하며 역대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베이스 라인에서 때리는 강력한 샷과 허를 찌르는 네트플레이, 코트 전역을 커버하는 운동 능력을 겸비한 덕분에 ‘빅3의 장점을 모아놓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잔디구장에 약한 게 유일한 약점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대회로 그마저 떨쳐냈다. 알카라스는 “이제 나는 잔디와 사랑에 빠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알카라스는 다음달 US오픈 2연패에 도전한다. 조코비치를 꺾고 4주째 세계랭킹 1위를 지켜낸 그가 연말까지 1위 자리를 이어갈지도 관심거리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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