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증권, 캐피털, 저축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의 신용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신용평가사의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 투자 관련 부실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재웅 한신평 실장은 “올 하반기 증권업계는 실적 가변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기업금융(IB) 부문에서 PF 신규 거래가 감소하고 브리지론 차환에 난항을 겪는 등 실적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자본 3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의 지난 3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브리지론 및 중·후순위 본 PF 대출 규모는 48%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형사는 22%에 그쳤다.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이 부실 위험이 큰 증권사로 꼽혔다.
해외 대체 투자 부실 부문에서는 대형 증권사가 더 취약한 편이라는 게 한신평의 지적이다. 대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비중은 24%, 중소형사는 11%였다.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이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 비율이 높은 증권사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A급 이하 캐피털사는 연체율이 지난해 말 1% 수준에서 3월 기준 3%로 상승했다. 한국투자캐피탈, 키움캐피탈, 오케이캐피탈 등이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목됐다. 노 실장은 “캐피털사들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업계도 수익성 저하가 본격화된 데다 재무 건전성 비율 저하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게 한신평의 설명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