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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쪼가리로 엮은 사람의 내장…'발칙한 30대 작가'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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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쪼가리로 엮은 사람의 내장…'발칙한 30대 작가'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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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미술 전시의 비수기다. 덥고 습한 날씨와 장마에 전시장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줄어든다. 하지만 ‘그림 좀 본다’는 사람은 한여름의 갤러리를 노린다. 화랑들이 여름 비수기를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소개하는 기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우한나, 오가영, 듀킴 등 30대 유망 작가 3인전을 열고 있는 서울 청담동 지갤러리가 대표적이다. 전시는 상업화랑 전시보다 미술관의 순수미술 전시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참여 작가들이 화려한 작품 속에 정체성을 숨긴다는 뜻을 담은 ‘오토힙노시스’(자기최면)라는 전시 제목부터가 미술관 전시처럼 다소 어렵다.

작품 장르도 그림에 비해 판매가 쉽지 않은 설치 작업이 대부분이다. 정승진 지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는 상업성만큼이나 예술성에 신경을 썼다”며 “좋은 작가를 키워내고 소개하는 갤러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참여 작가 중 우한나(35)는 요즘 한창 주목받는 작가다. 그는 자궁을 비롯해 여성의 신체 기관과 장기 등을 모티브로 천 조각을 만드는데, 오는 9월 열리는 ‘프리즈 서울’의 제1회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작품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에서는 자궁을 모티브로 한 꽃 모양 조형물과 함께 사람 몸통만 한 바늘 조형물이 돋보인다. 바느질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의 자의식을 전면에 드러냈다는 설명이다. 우 작가는 “9월 프리즈 서울에서 선보일 작품의 예고편 성격”이라고 했다.


오가영(31)은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뉘른베르크 예술아카데미를 거쳐 컬럼비아대에서 사진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젊은 작가다. 사진과 천, 벨벳 등 다양한 소재를 접목해 독특한 작품을 만든다. 이번 전시에 나온 ‘모닝 파크 스네일(Morning Park Snail)’ 등의 작품은 달팽이를 소재로 했다.

그는 “달팽이는 어디에나 있는 생물이지만 비가 오기 전에는 그 존재를 깨닫지 못한다”며 “도시 곳곳의 외국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외국인 유학생인 자신의 처지와 달팽이를 동일시했다는 설명이다.


듀킴(38)은 이번 전시에서 사람 신체를 모티브로 한 설치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사람의 신체와 성(性)에 대한 고찰을 표현했다고 지갤러리는 설명했다. 전시는 8월 12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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