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의 미국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사진)가 올해 콘서트 투어만으로 10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다. 콘서트 투어 수입 기준 사상 최대다. 외신들은 그의 성공 비결로 뛰어난 작곡·작사 실력에 음악계를 아우르는 뛰어난 인맥 관리 능력, 나이에 걸맞지 않은 비즈니스 감각 등을 꼽았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올해 콘서트 투어인 ‘디에라스(The Eras)’는 6월 말까지 38회 공연으로 3억8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평균 관객은 5만4000여 명이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스위프트의 디에라스 공연 수익은 10억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이럴 경우 미국 콘서트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 벽을 넘는다.
지금까지 엘튼 존이 ‘페어웰 옐로 브릭 로드 투어콘서트’로 8억5300만달러를 벌어들여 투어 공연 수익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위프트는 미국 공연만 8월까지 52회를 채운 다음, 올해 54회의 해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스위프트의 공연 티켓 가격도 상반기 미국 음악계의 이슈로 떠올랐다. 음악산업 출판업체인 폴스타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콘서트 티켓 평균 가격은 약 254달러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WSJ는 최근 기사에서 스위프트의 성공 비결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우선 스위프트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산업 분야에서 바닥부터 탄탄하게 실력을 다졌다. 11세 되던 해에 엄마와 함께 음반사를 찾아다니면서 노래방 버전의 데모 테이프를 돌렸다. 당시 그의 음악이 관심을 끌지 못하자 집으로 돌아와 하루에 몇 시간씩 기타와 노래 연습을 하는 것으로 실력을 키웠다.
스위프트는 비즈니스 감각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첫 싱글의 방송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순위 차트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전역의 200여 개 라디오 방송국을 돌아다녔다. 캘리포니아의 K-FROG 라디오 방송국에서 자신의 노래 ‘팀 맥그로’를 부르는 과정에서 ‘언젠가 네가 라디오를 켜게 될 거야’라는 가사를 “언젠가 네가 K-FROG를 켜게 될 거야”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이 일로 K-FROG 경영진의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프트는 스포티파이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 업체와의 관계에서도 저작권에 응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 것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는 최근 WSJ 기고문을 통해 “가치 있는 것에는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며 “음악이 공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며, 언젠가 개별 아티스트와 레이블이 앨범의 가격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위프트는 2014년 스포티파이에 음원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이 밖에 온라인 팬층을 확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데뷔 초기에는 소셜미디어 마이스페이스를 통해 온라인 팬들과 소통했으며 최근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플랫폼을 통해 가장 먼저 팬들에게 음악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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