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으며 걷는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준 초면의 여성을 성추행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형사4단독(이광헌 부장판사)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5)씨의 최근 선고공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함께 받았다.
A씨는 작년 6월23일 오후 10시30분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20대인 피해여성 B씨의 허리 등 신체부위를 수차례 만진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와 B씨는 일면식이 없는 상태로, A씨는 우산없이 비를 맞으며 걷는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준 피해자에게 이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남자친구와의 통화 과정에서 녹음 기능이 켜져있던 B씨의 휴대전화에 "아니, 손 좀 내려주세요", "잠시만요. 손은 그래도", "하지 말라" 등 피해자의 음성이 녹음된 것. A씨가 B씨에게 "괜찮아. 나도 아빠야"라고 말하는 것 또한 고스란히 녹음됐다. 이같은 녹음 내용은 재판에 이르기까지 일관됐던 피해자 진술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로 채택됐다.
재판부 또한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허위로 피고인(A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만한 동기나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범행 당시 피고인의 유형력 행사와 추행 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나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