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는 2015년 철강경기가 호황일 때만 해도 울산 못지않은 부자도시로 다른 도시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이후 세계 철강경기 침체 여파로 포항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말에는 인구 5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인구 50만 명 선이 2년간 회복되지 못하면 포항은 경북 제1도시로서의 지위를 포기해야 한다. 소방·경찰·행정 등 분야에서 경상북도로부터 위임받은 대도시 특례 혜택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새 돌파구를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에서 찾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간 철강산업 침체 속에서도 포스텍을 중심으로 바이오헬스산업 기반을 세계적 수준으로 착실히 끌어올렸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포항에는 미국 등 전 세계 5개국만 보유하고 있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포스텍에 들어서 있다. 이 시설은 질병을 유발하는 세포막단백질을 초고화질로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미래 신약개발용 핵심 연구 장비다. 포스텍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에는 차세대 면역항암제와 자폐증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는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맞춤형 신약후보 물질을 연구개발하는 세포막단백질연구소가 들어서 있다.
포항시는 포스텍에 연간 정원 50명 규모의 의과학자를 양성하는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500병상 규모의 스마트 병원과 의과학 융합연구센터 건립에도 나서고 있다.
포항시는 이를 기반으로 구조 기반 신약·백신 개발과 인공장기,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등을 적극 육성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연계한 융합산업과 해양바이오 등의 신분야를 개척해 환동해 바이오 클러스터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항시는 다음달 5일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으로 ‘바이오헬스산업에서 찾은 포항의 미래’를 주제로 포스코 국제관에서 바이오헬스 미래 포럼을 연다. 이강덕 시장(사진)은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산업을 합한 것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제철보국을 뛰어넘는 ‘바이오보국’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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