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금 격랑에 휩쓸려 있다. 경쟁사인 bhc에 지난해 매출 1위 자리를 10년 만에 빼앗긴 데 이어 올해 들어선 4월 결정된 제품 가격 인상을 두고 소비자들이 부정적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교촌도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최대 목표를 ‘고객 신뢰 회복’과 ‘운영 혁신’으로 정하고 전사적 위기 대응에 나섰다.
18일 만난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대표(사진)는 “지난 12일 연 직원들과의 정기 타운홀미팅에서 ‘교촌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했다”며 “내부에서도 지금을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촌은 위기 극복을 위해 우선 회사의 납품 방침부터 변경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그간 육계를 일선 지사에 공급할 때 시세가 ㎏당 2200원이 넘으면 그 이상은 본사가 떠안았다”며 “육계 시세는 2021년만 하더라도 2200원을 넘긴 날이 3% 미만에 불과했는데, 작년에는 전체 출고일수의 53%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에 육계 시세를 반영해 지사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교촌은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해 로봇 도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교촌치킨은 닭을 두 번 튀기고, 소스를 일일이 붓으로 바르는 특유의 조리 방식 때문에 가맹점의 인건비 부담이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에 비해 크다.
교촌이 튀김 단계에서 로봇 활용도를 높이기로 결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교촌은 국내 한 로봇 제조업체와 업무협약(MOU) 체결을 앞두고 있다. 윤 대표는 “장기 임차 방식으로 계약해 직원 한 명의 인건비(월 300만~400만원)보다 적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며 “가맹점 조리 시간과 단계를 줄이기 위한 레시피 연구개발(R&D)도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제품 가격 인상을 계기로 소비자들은 교촌의 독특한 사업구조에 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교촌은 본사와 가맹점 사이에 별도법인으로 이뤄진 지역별 30여 개 지사가 존재한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에선 찾아보기 힘든 유통단계가 하나 더 있어 이를 거치는 과정에서 비용이 불필요하게 가격에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윤 대표는 “효율화만 생각하면 지사를 없애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교촌의 지사들은 지난 수십 년간 본사를 대신해 영업활동, 가맹점 관리 등의 역할을 해왔다”며 “가맹점주, 지사와 상생해야 한다는 게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의 강력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2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주주가치 제고도 윤 대표가 고민을 거듭하는 사안 중 하나다. 상장 첫날(2020년 11월 12일) 3만1000원에 마감한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6일 종가가 9010원으로 하락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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