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5일 권민수 외자운용원 부원장을 외자운용원장에 선임했다. 지난 2월 부원장 임명 이후 4개월만에 원장에 올랐다.
권 신임원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한은 내에서 손꼽히는 외자운용 및 국제금융 전문가로 분류된다. 1995년 국제국 외환기획과에서 경력을 시작한 후 뉴욕사무소 과장, 국제국 외환시장팀장, 외자운용원 외자기획부장 등을 거쳤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에 파견돼 일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외자운용원 부원장에 임명된 후 4개월만에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인플레이션 확대,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등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외화자산 운용 여건이 전례없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안정성 및 유동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외화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며 "풍부한 실무경험과 전문성,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외화자산 운용역량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자운용원은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을 운용하는 기관이다. 현금성자산을 수준을 유지해 일상적 대외지급 수요에 대비하고, 직접투자 또는 위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최근 33년만에 영란은행에 있는 금 자산의 현황을 점검한 것도 외자운용원이다.
작년 말 기준 직접투자 자산 비중이 65.7%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은 주요국 중장기 채권에 투자돼있다. 선진국 통화로 발행된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채 등 유동성과 안전성이 높은 자산이다. 현금성 자산은 10.0%다. 미국 달러화 단기국채가 많다. 직접투자 자산과 현금성 자산은 한은이 직접 운용한다. 나머지(24.3%)는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다.
외자운용원은 지난 2011년 한은 외화자금국이 확대·개편되며 신설됐다. 원장은 그동안 외부 공모 방식으로 뽑아 '부총재보급'의 대우(특급)를 해줬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작년 취임한 이후 외부 공모를 해도 내부 출신만 선출되는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번 인사부터 공모 방식을 폐지했다. 대우도 국장급(1급)으로 낮췄다. 권 신임원장이 부원장 취임 4개월만에 원장이 된 것도 이같은 직급 조정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은은 외자운용원장을 국장급으로 선임하면서 부총재보 담당 업무도 조정했다. 그간 국제국과 국제협력국을 담당했던 민좌홍 부총재보가 외자운용원까지 관리하게 됐다. 외부 공모 방식으로는 한은 경제연구원장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뽑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