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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 절대 없다…연예인들 카톡 대신 쓴다는 모바일 메신저 [김주완의 블록체인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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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잊을 만하면 터지는 카카오톡의 '먹통'으로 다른 모바일 메신저를 찾기 시작했다. 라인, 텔레그램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메신저도 카카오톡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중앙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사용하기 힘들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록체인랩스의 '블록챗'을 스마트폰에 깔았다. 로그인이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일명 '커넥션 코드'를 만들어 대화 상대인 회사 후배의 카카오톡으로 보냈다. 후배는 카카오톡으로 보낸 안내문에 따라 블록챗을 설치하고 대화방에 들어왔다. 이후 사용법은 다른 모바일 메신저와 비슷하다. 우리팀은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 업무용으로 블록챗을 쓰기로 했다.

먹통 사고 불가능한 메신저
블록체인 쓰임이 다양해지고 있다. 블록체인랩스는 블록체인을 메신저에 활용했다. 이 업체가 지난해 11월에 정식 출시한 블록쳇은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메신저다. 기존 메신저의 단점을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했다는 평가다.

블록챗의 이용 방식은 기존 메신저와 비슷하다. 다만 처음 대화 상대방과 연결하는 방법은 다르다. 우선 이용자는 구글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 장터 앱스토어에서 블록챗을 내려받는다. 블록챗에 들어가면 간단한 블록챗 설명을 확인하고 시작 버튼을 누른다. 화면의 ‘블록체인 ID 만들기’ 버튼을 누르면 이용자의 블록체인 ID가 바로 생성된다. 별도의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 과정이 필요 없다. ID 생성 후에는 ‘보낸 커넥션’과 ‘받은 커넥션’ 화면이 보인다.


‘보낸 커넥션’에서 +를 누르면 상단에 ‘연결 코드 만들기’가 나온다. 이것을 누르면 상대방과 연결할 커넥션 코드가 만들어진다. 하단의 ‘커넥션코드 공유하기’를 누르면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원하는 대화 상대방에게 코드를 전송할 수 있다. 코드를 보낸 뒤 이용자는 상대방의 대화명을 저장한다. 코드를 받은 사람이 연결을 수락하면 두 사람은 바로 연결된다. 실제로 해보면 문자로 설명한 것보다 간단하다. 직관적으로 사용 과정이 설계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존 메신저 이용자에게는 불편하다. 하지만 불편함을 견딜만한 장점이 있다. 블록챗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메시지 내용이 스마트폰에만 저장한다. 카카오톡 등 기존의 다른 메신저는 중앙 서버 중심으로 운영된다. A가 B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 A에서 B로 메시지가 바로 가는 것이 아니다. A가 보낸 메시지는 카카오의 중앙 서버로 전송되고 해당 메시지를 다시 B로 보내는 방식이다. 중간의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메신저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작년 10월 카카오가 사용하는 경기 성남 판교의 SK C&C 데이터센터에 불이나 127시간이나 카카오톡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카카오톡에서 파생된 다양한 서비스도 사용할 수 없었다. 이후에도 카카오톡의 먹통 사태는 종종 발생했다. 대부분 중앙 서버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반면 블록챗은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다.
로그인과 개인 정보 보관도 없어
블록챗은 별도의 회원 가입 및 로그인이 없는 것도 차별점이다. 회원 가입이 없다는 것은 개인 정보의 유출 우려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보관하는 개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나 검찰이 메신저 운영사에서 가져갈 정보도 없다. 정부의 압수수색이나 수사 등을 피할 수 있는 메신저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보안성으로 최근 국내에서는 정치권, 법조계, 연예계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 가입으로 수집한 개인 정보를 활용한 기존 메신저의 광고에서도 벗어날 수도 있다. 연락처 노출에 따른 무분별한 메신저 연동이나 친구 추천, 각종 사생활 침해 역시 차단이 가능하다.

블록챗은 독특한 기능도 제공도 제공한다. 이용자는 메시지 내용을 마음대로 수정할 수 있다. 같은 대화창에서 본인 스마트폰의 대화 내용만 수정이 가능하고, 상대방 스마트폰에 있는 내용은 수정되지 않는다. 해당 기능으로 사이버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화 참여자는 보낸 메시지와 받은 메시지를 모두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외부에 나가도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부의 제3자는 이런 기능을 알기 때문에 메시지 내용 그대로 믿을 수 없다. 누구나 수정 가능한 내용은 증거로서 법적 효력도 없다. 박종훈 블록체인랩스 공동 대표는 “수정 기능 자체가 역설적으로 극도의 보안 수준을 제공한다”며 “대화창을 누군가 본다거나 캡처하더라도 본인의 대화창을 수정할 수 있어 그 대화의 진위는 오직 당사자만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록챗의 대화창 수정 기능의 근본적인 목적은 메시지 수정보다 보안성 강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있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서비스이기 때문에 주변에 이용자가 별로 없다.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것은 이용자가 많아 메시지를 누구에게나 보내기 편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다른 모바일 메신저인 라인의 이용량이 떨어진 것은 반대의 이유에서다. 메신저 이용의 핵심 요인이 이용자 규모라 것을 감안하면 블록챗은 갈 길이 아직 멀다. 원하는 대화 상대방이 블록챗을 사용한 적이 없다면 블록챗을 깔게 하는 번거로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용자 4300만 명의 쿠브 개발사

블록챗을 개발한 블록체인랩스는 회사 이름으로는 많이 알려진 스타트업은 아니다. 하지만 이 회사가 만든 이전의 서비스는 '국민 앱'이다. 블록체인랩스는 전자예방접종 증명서 앱 쿠브(COOV)를 개발했다. 쿠브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블록체인 서비스였다. 블록체인랩스의 두 창업자인 임병완, 박종훈 공동대표는 모두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출신이다.

블록체인랩스는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해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해 왔다. 임 대표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기업이 ‘코인 이코노미’에 중점을 두지만 블록체인랩스는 실생활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왜 필요한지 강력한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기 위해 블록챗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랩스는 블록챗을 각종 개인 데이터의 거래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블록챗을 이용자의 다양한 개인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본인의 선택에 따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며 “개인 정보 거래에 대한 주체와 수익이 이용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랩스는 해당 플랫폼에서 약간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랩스는 향후 다양한 분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이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실생활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은 이전의 다른 기술과 달리 선진국과 동일선상에서 출발했고 암호화폐가 없는 블록체인 기술은 블록체인랩스가 가장 앞서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쿠브로 기술력을 증명했고 해외에서도 연락을 많이 받고 있다”며 “더 이상 기술 선진국을 따라가지 않고 블록체인랩스만의 기술로 웹 3.0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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