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18일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포착됐다. 김 의원은 탈당 후 자신이 요구한 당 진상조사단에 주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코인 매각 약속도 지키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배승희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거 김남국 맞죠? 가평휴게소에서 봤다고 (누군가) 보내주셨어요"라면서 사진 한장을 공유했다.
배 변호사가 공개한 사진 속에는 김 의원이 한 남성과 함께 차량 트렁크를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김 의원은 베이지색 점퍼에 운동화를 신는 등 편안한 복장이었다.
이날 국민의힘을 비롯한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은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다수 참석했지만, 김 의원이 포착된 장소나 옷차림으로 보아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하는 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날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라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 의혹을 조사했던 진상조사단과 윤리감찰단 활동은 중단됐다.
진상조사는 지난 10일 김 의원이 스스로 요청한 바다. 당은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11일 김 의원에게 상세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그는 이를 제출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16일 "탈당 전 상세한 자료 요청을 한 상태였지만 아직 (자료를) 받지 못했다"면서 "다시 한번 김 의원에게 자료와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아직 김 의원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압수수색에 대한 방어권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당 전 김 의원은 가상화폐 매각 권고를 받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어렵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진상조사단 팀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은 17일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 전량 매각에 대한 의사를 표명했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한 바 없다"고 했다.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이후에도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여진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의원이 탈당으로 도망갈 수 있는 뒷문을 민주당이 열어줬다"며 "자체 진상조사와 코인 전량 매각도 다 물거품이 됐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면서 당 지도부 리더십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의원이 탈당 선언을 했을 때 바로 해야 했다. 면피용·꼬리 자르기 탈당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면서 "당내 진상조사가 힘든 상황이 되니 이제 와 그것을 명분 삼은 것 같다. 만시지탄"이라고 비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