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16일 일본에서 재진출 기념 1주년 '브랜드 데이'를 열고 전기차 출시 일정을 비롯해 앞으로의 주요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해 5월 아이오닉5, 넥쏘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일본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를 재개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고객 어슈어런스(안심) 프로그램, 최신 전기차 출시 일정 등을 공개했다.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와 일본 사업을 총괄하는 유원하 부사장은 "무공해차량(ZEV) 라인업, 딜러 없는 온라인 판매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현대차가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라며 "차별화된 시도를 격려해주신 모든 고객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지 특성에 걸맞은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에서 실시했던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을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일본 시장에 맞게 재구성했다.
우선 전기차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정기점검 기본료를 무상 제공하며, 3년차 점검 때에는 전기차 성능 유지에 필수적인 배터리 냉각수(쿨런트)를 무상 교체해준다.
현지 도로폭, 주행 환경 등을 고려한 차체 보호 서비스도 실시한다. 신차 등록 후 3년까지 1년마다 한 가지씩, 연간 최대 10만엔(약 99만원)의 외관손상 수리비도 지원한다. 범퍼·앞유리·도어·타이어 가운데 최대 2개까지 서비스 대상이다.
조원상 현대모빌리티재팬(HMJ) 법인장은 "이번 발표는 첫 단계로 향후 현지 고객의 다양한 수요를 파악해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지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향후 일본에서 판매할 최신 전기차 출시 일정도 발표했다. 올 가을에는 코나 일렉트릭을 일본 시장에 출시한다. 지난 3월 글로벌 시장에 공개한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 일본에서 도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 일렉트릭은 일본의 도로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양산형 전기차 '아이오닉5 N'은 내년 초 일본에 출시한다. 아이오닉 5 N으로 고성능 전기차만이 줄 수 있는 운전의 색다른 즐거움을 현지 고객에게 어필하겠다는 복안이다.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는 마케팅 용도로 도입, 전시 및 시승회를 통해 일본에 소개할 예정이다.
앞서 한 차례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가 지난해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진출한 현대차는아이오닉5가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 시상식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되는 등 성과를 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가 '일본 올해의 차'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건 최초다.
그러나 판매량에선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일본수입차협회(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을 합해 51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일본차 브랜드는 국내 시장에서 '노 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를 딛고 반등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렉서스를 포함한 도요타는 올 4월까지 누적 6704대를 판매해 수입차 4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 판매량(3776대)의 약 2배다.
한국 시장에 공격적 신차 출시도 예고한 상태다. 지난 2월 준중형 SUV 라브4(RAV4)를 내놨고 다음달엔 51년 만에 한국 시장에 돌아오는 '크라운'이 출격한다.
이어 하이랜더, 뉴 프리우스, 알파드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렉서스는 준대형 SUV 렉서스 RX PHEV, 전기차 RZ450e 등도 국내 출시 예정으로 알려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