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관련 공개회의를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 당국자들과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 온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보리 공개회의를 위해서는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 8개국의 동의를 얻어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보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 보고서가 나온 2014년 첫 공개회의를 개최한 이후 2017년까지 매년 북한 인권 관련 공개회의를 열었다. 그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부터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공개회의는 5년째 중단됐다. 지난 3월 안보리에서도 북한 인권 논의는 비공개회의로 이뤄졌다. 비공개회의는 영상 중계 등이 이뤄지지 않아 북한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대사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공개회의 재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이르면 올해 말 안보리 공개회의가 다시 열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를 북핵 이슈만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북한이 대화창구를 닫아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이 대사는 “이제까지 인권 이야기를 안 해 대화창구가 열리고 북한이 핵을 포기했냐”며 인권 문제가 타협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도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인정받는 게 목표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인권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북한 인권 문제는 우리가 우위를 갖고 있는 비대칭적 전력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인 이 대사는 지난해 7월 5년째 공석이던 북한인권대사에 임명됐다. 이 대사는 지난 10년간의 북한 인권 현실을 추가한 ‘COI+10’ 보고서 발간을 추진하고 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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