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께서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다루는 민주당의 태도를 국민의힘과 비교한다면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14일 당 쇄신 의원총회를 앞두고 소속 의원 전원에게 돌린 설문지 질문이다.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관심’ ‘문제 해결 노력’ ‘해결 능력·대안 제시 수준’ 등 세부 문항에 대해 △민주당이 훨씬 낫다 △민주당이 조금 낫다 △별 차이 없다 △국민의힘이 조금 더 낫다 △국민의힘이 훨씬 낫다 중 하나를 답변으로 선택하게 돼 있다.
이어지는 질문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교한다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수평적인 정당이다’ ‘민주당의 의사결정 방식은 국민의힘보다 탈권위적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다양성을 추구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젊고 역동적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도덕적이다’ 등에 대해 응답하도록 했다.
직전 집권 여당인 민주당은 168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이다. 개헌을 제외하고 ‘재적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 가능한 모든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거대 정당이다. 그런데 ‘쇄신’ 의총을 연다면서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보다 나은지 아닌지를 비교하기 급급한 모습이다. 양당 체제에서 ‘상대방보다 덜 못해야 선거에서 이긴다’는 공식을 민주당이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셈이다.
오죽하면 이동학·박성민 민주당 전 최고위원 등 청년 정치인들도 12일 “우리가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건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이라며 “국민이 선거에서 세 번 연속 국민의힘을 선택했다는 냉정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무당층이 28%였다. 상대 평가 수준에 불과한 쇄신, 악재가 악재를 덮는 악순환 반복이 정치 불신과 혐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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