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게이트’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이 일파만파다. 최대 60억원이라던 투자 규모는 100억원을 훌쩍 넘어섰고, 투자 대상도 위믹스 단일 종목에서 위험천만한 비상장 잡코인으로까지 확대됐다. 김 의원 계좌로 추정되는 코인 지갑 중 하나만 들여다봤는데도 1400건이 넘는 거래가 확인됐다니 단타도 이런 단타가 없다.
코인 지갑을 열어본 전문가는 “코인업자인지 의원인지 헷갈릴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 바닥 전문가들도 못 들어본 신생 코인에 30억원을 몰빵하고 이를 중개하는 유동성공급자(LP) 역할까지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새벽이나 한밤중에 코인을 집중 거래하고, 검수완박 입법,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이태원 참사 관련 상임위 도중에 수십 차례 매매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제서야 이모(李某)씨를 ‘이모’라고 혼동했던 해프닝이 이해되는 듯하다. 재산이 하루에도 수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것은 애초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치적 흑막을 의심케 하는 정황도 속속 전해진다. 김 의원은 작년 대선 당시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이재명 펀드’ 공약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이 공약으로 대표적 ‘NFT 테마 코인’ 위믹스 보유자인 김 의원이 이득을 봤다. 이재명 후보가 위믹스와 관련 있는 ‘돈 버는 게임(P2E: play to earn)’ 규제완화를 공약한 것도 입법 로비 의심을 키운다. 한국게임학회는 “위믹스를 둘러싼 이익공동체가 형성된 결과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성명까지 냈다.
지금까지의 거짓말만으로도 김 의원은 국민 대표로서의 자격 상실이다. 오락가락 해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의심계좌도 속속 늘어나 거짓말이 명확해진 뒤부터 사실상 입을 다물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대응도 수상쩍다 할 만큼 미온적이다. ‘7인회’ 멤버이자 대선 때 수행실장까지 맡긴 측근인데도 함구하다 어제서야 마지못해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김남국 코인 사태’는 타락한 한국 정치와 시장 윤리의 민낯이다. 주지하는 대로 정치권과 연계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의 불투명한 처리와 미진한 처벌은 증시 저평가를 심화하고 국가 신뢰마저 저격했다. 이번 사태의 엄정한 처리를 미적댄다면 건전한 코인 생태계 형성과 블록체인 산업 육성은 물론이고 한국 정치도 사망선고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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