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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돌아왔나…가계대출 1년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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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주택담보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연초 주택 가격이 소폭 하락하면서 빚을 내 집을 사는 '영끌족'이 다시 돌아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가계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작년 12월 이후 4개월만이다. 올들어서는 1월 -4조7000억원, 2월 -2조8000억원, 3월 -7000억원 등 3개월 연속 감소해왔다.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11월 2조9000억원이 증가한 이후 1년 5개월만에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8000억원 증가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주택 거래 건수(계약기준)가 2~3월 증가하면서 관련 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전세 가격 하락과 월세 전환 등으로 크게 감소했던 전세자금대출도 감소폭이 -2조3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 폭(-5000만원) 역시 1∼3월의 2조4000억∼4조6000억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배경에 대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월 1만9000호에서 2월 3만1000호, 3월 3만5000호로 늘었는데,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월 전세 거래량(전국 6만호)도 다소 늘면서 전세자금대출 감소 폭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8개월 만의 반등이다.

가계대출이 아닌 예금은행의 4월 기업대출 잔액(1196조7천억원)은 한 달 새 7조5000억원 또 늘었다. 증가액도 3월(5조9000억원)보다 많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3조1000억원, 4조4000억원(개인사업자 1조원 포함)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분기 말 일시 상환분의 재대출과 배당금 지급 관련 자금 수요 등에, 중소기업 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은행의 완화적 대출 태도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예금은행의 4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204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3조4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부가가치세 납부와 배당금 지급 등으로 기업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지방자치단체 자금도 인출되면서 14조8000억원 줄었다. 정기예금도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6조4000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8조6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2조9000억원 늘었는데, 3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빠져나간 은행 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국고 여유자금도 예치됐기 때문이다.

채권형펀드에도 2조1000억원이 유입됐지만, 주식형펀드의 경우 2000억원이 유출됐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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