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로 주택 12채를 사들여 세입자가 없는 것처럼 꾸민 뒤 10억원에 가까운 대출금을 편취한 전세사기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중랑경찰서는 브로커 A씨 등 2명과 임대명의자 4명을 사문서위조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 등은 투자자를 모집해 이들 명의로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에 육박하는 일명 깡통전세 주택 12채를 매입했다. 이후 전입세대열람원을 위조해 세입자가 없는 것처럼 꾸미고 이를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9억7000만원을 빌렸다. 임차인 동의 없이 무단 전출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입세대열람원은 특정 주소에 누가 전입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한 진정서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5억원 상당의 주택 2채에 대해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고 인용 결정을 받았다. A씨 일당은 갭투자자 모집과 임차인 전출, 대출상담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범죄집단구성·활동 등의 혐의를 추가 적용해 공범에 대한 조사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의자들에게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해 몰수추징보전을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등 범죄 피해 회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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