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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의료·지주사…외국인, 조정장에도 쓸어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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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최근 들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일부 업종엔 외국인 ‘큰손’들이 몰려들고 있다. 경기 침체 상황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방위산업과 의료기기 관련 주식은 외국인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대기업 지주사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이 지분 확대한 종목은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간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다고 공시한 주요 상장사는 10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외국계 투자자들은 원화 약세의 수혜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들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산주가 대표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일 현대로템 지분 6.72%를 신규로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피델리티매니지먼트도 지난달 25일 한국항공우주 지분을 5.71%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이들 방산업체는 과거 대표적인 내수주였지만, 지난해부터 폴란드·호주 등 지역에서 수출 잭팟이 터지자 ‘원화 약세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방산 기업들은 원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커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향후 원화가 강세로 돌아설 경우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소부장·의료기기 인기
최근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의료기기업체에도 외국인 큰손들이 몰리고 있다. 템플턴인베스트먼트는 혈당측정기 전문업체 아이센스 지분을 6.27%까지 늘렸다. 피델리티 버뮤다 법인인 에프아이엘은 영상기기업체 뷰웍스와 체성분 분석기 업체 인바디 지분을 각각 5.18%, 6.68%로 확대했다.

앞으로 업황 개선이 점쳐지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도 외국인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블랙록은 국내 1위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업체 한솔케미칼 지분을 기존 5.05%에서 6.09%로 1.04%포인트 확대했다. 피델리티는 반도체 공정용 화학재료를 만드는 솔브레인 지분을 6.56%에서 8.12%로 1.56%포인트 늘렸다. 두 기업은 반도체에서 나오는 현금을 바탕으로 2차전지 소재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2차전지용 바인더를 삼성SDI와 SK온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 관련 매출이 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어날 전망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대기업 지주사에도 투자금이 들어왔다. 노르웨이중앙은행은 SK스퀘어 지분 5.01%를 새로 사들였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티맵모빌리티 등을 거느린 SK그룹 중간지주사다. 영국계 투자회사인 실체스터는 LG 지분 5.02%를 새로 매수했다. 5년 전부터 LG 주식을 매집한 실체스터는 지난달 초 4만7000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지분 공시 의무가 생겼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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