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고용부에 따르면 시간당 최저임금은 1999년 1525원에서 올해 9620원으로 24년 동안 6.3배로 치솟았다. 1999년은 최저임금을 상시 10인 이상 사업장에서 5인 이상 사업장으로 본격 확대 적용하기 시작한 해다. 2000년부터는 1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최저임금을 적용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은 ‘2배속’에도 못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9년 대비 2023년(3월 기준) 소비자물가는 1.79배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같은 기간 주요 소비재 품목의 소비자가격 변동폭을 조사한 결과도 통계청 평균 수치와 비슷했다.
대표적 서민 음식인 짜장면은 1999년 당시 평균 2704원이었지만 2023년에는 6517원으로 2.4배로 올랐다. 1999년 당시 1만원에 판매하던 치킨(BBQ 프라이드치킨 기준)은 2023년 기준으로 2만원대다.
소주는 1999년 당시 진로 제품의 출고가가 800원, 음식점 판매가가 2000~3000원이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출고가는 1166원, 올해 음식점 판매가는 5000~6000원으로 뛰었다. 준중형 세단으로 인기가 많은 승용차 아반떼는 1998년 가격이 877만원(무옵션 기준)에서 지난해 2.1배인 1866만원으로 올랐다.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5년만 놓고 봐도 41.6% 올라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9.7%)의 네 배를 웃돌았다. 주요 7개국(G7) 평균의 최대 5.6배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률이다.
스타벅스 커피 2000원 오를 때, 최저임금 8000원 뛰어
전문가 "더 올리면 中企 위기"
스타벅스는 지난 2월 인기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1999년 당시 가격인 한 잔당 25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한국에 1호점이 들어선 해를 기념하는 차원에서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현재 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 14년 동안 가격이 2.3배로 올랐다.전문가 "더 올리면 中企 위기"
하지만 같은 기간 최저임금은 시간당 1525원에서 9620원으로 6.3배로 치솟았다.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가 1999년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 마시려면 2시간 이상치 급여에 해당하는 값을 치러야 했는데, 올해는 한 시간치 급여로 두 잔을 마실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인데도 노동계는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낮아졌다며 내년도 최저시급으로 1만2000원을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높은 대출금리와 급격히 오른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탓에 이미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고 하소연한다.
자영업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훌쩍 넘겼다. 게다가 차입자 중 56.4%인 173만 명은 대출받은 금융회사 수가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로 나타나 추가 대출을 받기도 어려운 한계 상황에 내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 5년간 국민소득은 평균 10.2% 오른 데 비해 최저임금은 42% 올랐다”며 “최저임금이 또다시 큰 폭으로 오르면 고물가와 고금리에 고임금까지 가중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대거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