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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지도 않았는데…'돈 봉투 의혹' 송영길 "내일 검찰 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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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검찰에 자진 출석해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맞서겠다고 나섰다. 검찰과 사전에 조율된 일정이 아닌 만큼 ‘정치적 쇼잉(보여주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 전 대표를 대리하는 선종문 변호사는 1일 “송 전 대표가 오는 2일 오전 10시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송 전 대표의 자택을 압수 수색한 지 이틀만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며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정치권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수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자진 출석을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엔 송 전 대표의 경선캠프 관계자 3명을 대상으로 검찰의 압수 수색이 이뤄졌다. 송 전 대표는 이미 지난달 29일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는 단어를 쓰며 자신의 측근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극필반은 ‘모든 사물은 극에 달하면 반드시 원점으로 돌아온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하지만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이 곧바로 검찰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조사 일정을 정해야 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송 전 대표와 일정을 확정한 건 없다”며 “송 전 대표가 원한다면 서면 진술서를 제출할 순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전부터 “송 전 대표가 기습 출석을 하더라도 돌려보낼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돈 봉투 사건과 관련된 공여자 조사를 우선으로 끝낸 후 송 전 대표를 조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의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서면 논평을 통해 “송 전 대표는 시종일관 돈 봉투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잡아뗐다”며 “‘돈 봉투 쩐당대회’가 민주당 전체를 삼키려 하는데, 당 전체가 썩기 전에 환부를 속히 도려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쇄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송 전 대표가 자진 탈당한 마당에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게 선택지가 많이 있지 않아 보인다”며 “당 지도부가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고, 두 분은 이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개별 의견은 있을 수 있겠지만, 대변인으로서 드릴 말씀은 없다”며 사실상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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