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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의 EU확대경] 합성연료가 EU 내연차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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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 벨기에 출신 에티엔 르누아르는 최초의 내연기관을 개발했다. 가스엔진이었던 초기 모델은 독일의 오토에 의해 상업화되고 다임러의 가솔린엔진으로 발전하면서 160여 년간 자동차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지금 르누아르의 모국 벨기에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에서는 내연기관 퇴출을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2021년 7월 EU 집행위원회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법안을 제출했을 때만 해도 너무 도전적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관련 업계의 우려 속에서도 지난 2월 의회와 3월 28일 이사회를 통과하며 법안이 최종 확정됐다.

과연 EU는 세계 최고 성능의 엔진을 포기할 수 있을까? 전기차 전환으로 타격을 받을 부품업계에 대한 대책은 있을까? 전기차 전환으로 독일 자동차산업 내에서 4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독일이 내놓은 대안은 ‘합성연료(e-fuel)’였다. 독일의 강력한 이의 제기로 이사회 표결이 한 차례 연기되며, 합성연료를 사용하는 내연차에 대한 예외가 인정됐다. 이제 2035년 이후에도 내연기관 신차가 등록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합성연료는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결합해 만든다. 내연기관에서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합성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포집한 탄소와 배출 탄소량이 같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탄소중립 연료로 인정받았다.

합성연료의 친환경성에도 환경단체의 우려는 여전하다. 운송 관련 환경단체 T&E(Transport & Environment)는 합성연료가 “화석연료산업이 보낸 트로이 목마”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데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반면 합성연료는 기존 주유소망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그린 전환을 위해 EU가 추진 중인 대체연료 인프라망 구축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도 문제다. L당 생산 비용이 2유로 정도로 고가여서 아직 대중화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우려 속에도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르쉐는 2021년부터 칠레에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합성연료 생산설비를 구축 중인데, 연간 5억5000만L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BMW는 합성연료 스타트업에 125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피아트, 푸조, 오펠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도 지난 20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만들어진 합성연료를 28개 내연기관에서 테스트 중이라고 발표했다.

합성연료가 내연기관 생존의 비책이 될지 아니면 과도기적인 연명치료에 불과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제 2035년을 목표로 투자와 혁신 경쟁이 시작됐다.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데아체에 따르면 풍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3메가와트(㎿)로 전기차(BEV) 1600대, 수소전기차 600대, 합성연료 내연차 250대를 채울 수 있다. 효율면에서 얼핏 우열이 드러나 보이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수급, 수소차는 충전소 구축 등의 난제가 있어 합성연료는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이다.

전기화가 어려운 선박 및 항공기 수요를 고려할 때 기술 개발의 유인은 더욱 높아진다. 더욱이 전기차 전환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된 자동차 부품업계에는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는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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