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우회전 일시 정지 단속이 3개월 계도기간을 끝내고 본격 시행됐으나 운전자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은평경찰서가 구파발역 앞 사거리에서 오후 3시 10분부터 약 40분간 우회전 위반 특별 단속을 실시한 결과 2분에 1대꼴로 우회전 위반이 적발됐다.
경찰은 이 중 4대의 운전자에겐 범칙금과 벌점을 부과했으며, 서행으로 횡단보도를 통과하는 등 위반 정도가 가벼운 16대는 주의를 줬다.
이날 적발된 대부분의 운전자는 새 규칙에 익숙하지 않아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였다.
'일시 정지'의 정의를 놓고 경찰관과 운전자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한 시민은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는지도 살펴봤다. 대체 일시 정지의 개념이 뭔지, 정확히 몇 초를 멈춰야 하는지 설명해달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경찰관은 "차량의 속도가 '0'이 될 때까지 멈춘 뒤 주위를 살펴보고 다시 운행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도기간에도 불구하고 전방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정지선에서 일시 정지한 뒤 우회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운전자도 있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26일 YTN 뉴스에 출연해 "전방 신호가 적색신호일 경우 횡단보도 정지선 앞에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회전 방면 횡단보도 내 보행자가 없으면 진행하고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방 신호가 녹색인 경우 횡단보도를 서행 통과하되 우회전 방면 보행자 없으면 서행 통과하고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일시 정지면 1초만 서도 되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우회전 시 일단멈춤 하는 것은 보행자 안전과 보호가 목적이기 때문에 보행자를 살필 수 있는 최소의 시간인 3초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일시 정지할 때는 일단 멈추고 고개를 좌우로 돌려서 보행자 있는지 살피고 출발해야 하며 중요한 건 횡단보도가 아닌 정지선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자들이 헷갈리는 것 중 또 하나는 '앞차가 횡단보도 앞 멈췄다 출발할 때 뒤따르던 차들도 일시 정지해야 할지'다. 임 대표는 "보행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보행자는 차량이 1~2대 갔으니 이제 내가 지나가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앞 차량이 멈췄다가 출발할 때는 따라가다가 아니고 뒤 차량도 일시 정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 끝까지 건너는 것을 확인 후 우회전 해야 한다.
이륜차(오토바이) 또한 단속 대상이다. 이륜차 위반 시 범칙금 4만원 벌점 10점 부과된다.
승합차는 위반시 7만원 범칙금이며 승용차는 6만원이 부과된다. 벌점은 동일하게 10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온오프라인으로 홍보 캠페인을 꾸준히 했다"면서도 "(새로운 법을) 알리기 위해 좀 더 발로 뛰겠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