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당국이 단체로 수영하면서 야생 돌고래 무리를 쫓아다녀 잠도 못 자게 괴롭힌 혐의로 33명의 관광객을 고발했다.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휴일인 지난 26일 수십명의 수영객들이 빅아일랜드 앞바다에서 스노클링하며 돌고래 떼를 쫓아가는 장면이 당국의 드론 영상 단속에 걸렸다.
주 정부 토지자연자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영상 속 문제의 수영객들이 공격적으로 돌고래 무리를 추격하고 에워싸며 괴롭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단속관들은 아직 이들이 돌고래와 물속에 있는 동안 접촉해 법규 위반 사실을 알렸다. 이후 하와이 주와 연방 정부 당국자들은 이들을 상대로 경위를 합동 조사해 33명을 입건했다.
연방법은 하와이 해변에 가까운 물에서 스피너 돌고래로부터 45m 반경 안에서 수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금지 규정은 2021년부터 발효됐다.
이 같은 규정은 하와이 섬 2해리(3.7㎞) 이내와 라나이, 마우이 및 카훌라웨 섬들에 둘러싸인 수역에 적용된다.
돌고래는 밤에 사냥에 나서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잠을 자야 하는데 많은 관광객이 주변에서 수영하는 바람에 숙면을 방해받는다. 얼핏 보기에 돌고래는 헤엄을 치기 때문에 낮에도 깨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뇌 반쪽으로 잠을 자고 다른 반쪽 뇌로는 수면에 부상해 숨을 쉬기 위해 깨어있다. 이 때문에 돌고래는 물살을 가르며 움직이고 있을 때도 잠을 자고 있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