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전날 하영제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례로 오래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혐의는 하 의원의 혐의와 비교해서 훨씬 더 무거웠는데, 민주당은 부끄러운 것을 알지도 못하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있었던 이재명, 노웅래 의원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어제 보면 최소한 민주당에서 57표 이상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가(可) 표가 나왔는데, 만약 이재명, 노웅래 의원에 대해 민주당이 57표 찬성했다면 그것도 아마 둘 다 가결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사실상 당론으로 내세웠던 주 원내대표는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어서 피할 수 없던 일이라 하더라도 동료 의원 체포동의안에 가 표를 던지는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전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하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재석 의원 281명 가운데 찬성 160표, 반대 99표, 기권 22표로 통과시켰다.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104명 중 하 의원을 제외한 10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하더라도, 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57표가 더 나온 것이다.
이 대표와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던 민주당을 향해 '방탄 정당'이라고 지적해왔던 만큼, 국민의힘은 전날 체포동의안 찬성을 사실상 당론으로 정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이로써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데 성공한 국민의힘은 당분간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 '이중 잣대' 취지의 지적을 계속해서 쏟아낼 전망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이재명 대표에게 묻는다. 오늘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셨냐"고 압박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