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7개월 만의 최대인 2400건을 돌파하는 등 올 들어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 대출에 힘입어 거래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연착륙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날 기준 2448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9월(2694건) 후 1년5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아직 신고 기한(계약일 이후 30일 이내)이 한 달 이상 남은 이달 거래량도 1317건으로, 올 1월 전체 거래량(1417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초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규제 완화와 5억원 한도의 특례보금자리론(9억원 이하 주택) 대출이 거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금리 인상발 시장 경착륙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한 해는 역대급 ‘거래 가뭄 현상’을 겪었다. 지난해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19건으로, 서울시가 관련 자료를 집계한 2006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월평균 1000건 미만을 나타냈다. 같은해 10월엔 사상 최저치인 558건에 그쳤다.
올 들어 경기 지역도 거래량 회복세가 뚜렷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8576건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2021년 9월(9934건) 후 최대치다. 한때 월평균 거래량이 3만4000건(2021년 6월 평균 3만4982건)을 웃돌았지만, 작년 9월엔 2602건으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증가 추세를 볼 때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월 1000건 미만이었다는 건 사실상 중개업소가 개점휴업을 했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라며 “2월 거래량이 늘어난 건 고무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월 3000건 정도의 거래가 이뤄져야 서울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어 4~5월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집주인들이 한숨 돌리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가격을 유지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용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등의 개발 호재가 작용하면서 지역별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 문의가 뚝 끊겼던 작년 하반기와는 분위기가 바뀐 만큼 서울과 수도권 인기 거주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