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2년간 폭행·감금한 유흥업자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업자는 피해자에게 200만원을 빌려준 후 2000만원을 요구했다.
광주고법 형사2-1부(박정훈 오영상 박성윤 고법판사)는 특수중감금치상, 공갈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자 A(33)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를 도와 피해자를 가두고 폭행한 혐의(특수중감금치상)를 받는 B(33)씨도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채무금을 받기 위해 지난해 3월∼6월 피해자 C(29)씨를 광주의 한 건물 창고, B씨 집 등에 가두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C씨에게 200만원을 빌려준 뒤 몇 달간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C씨의 업소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변제하도록 했다. C씨는 수차례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2021년 6월께 돈을 다 갚았다고 주장했으나 A씨는 "이자가 늘었다. 500만원 이상 더 갚아야 한다"고 강요했다.
이후 C씨가 연락을 피하자 A씨는 지난해 3월 C씨의 새 근무지를 알아내 C씨를 폭행하고 건물 창고로 데려갔다. 조폭 출신인 A씨는 친구 B씨의 집에 C씨를 가두고는 "돈을 안 갚으면 너나 부모님, 키우는 고양이까지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C씨는 두 달간 다시 A씨를 위해 735만원 상당의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지난해 5월 도망쳤다.
그러나 A씨가 지난해 6월 말 다시 C씨를 찾아냈고 "늘어난 이자와 너를 잡으러 다니는 데 든 비용 2000만원을 내놔라. 못 갚겠으면 새끼손가락을 자르겠다"고 위협하며 폭행했다. C씨는 신체 일부가 골절되는 등 전치 6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다"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은 이미 원심에서 반영됐고 범행 경위와 결과 등을 볼 때 원심의 형량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