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칭한 악성 앱을 피해자 휴대전화에 깔아 60억원대 사기를 벌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은 '폴-안티스파이 앱'을 사칭한 악성 앱으로 개인정보를 빼내고 보이스피싱에 이용한 중국인 콜센터 관리자 A씨(32)를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남의 휴대전화 938대에 악성 앱을 설치해 166명에게서 약 61억원을 가로채는 데 가담한 혐의(사기·정보통신망법 위반)를 받는다.
일당은 경찹 앱이라는 신뢰성과 대중성을 역이용했다. 폴-안티스파이 앱은 경찰청이 2014년 8월 제작해 2021년 12월 31일까지 배포한 불법 도청 감지 앱이다. 6년 넘는 기간 약 238만 차례 다운로드됐다.
이들은 생김새가 유사한 악성 앱을 제작한 뒤 법원·검찰 ·금융감독원 등 공무원 행세를 하며 휴대전화에 설치도록 유도했다. 피해자들은 이들이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영장 등 공문서를 메신저로 보내자 별다른 의심 없이 앱을 설치했다.
이들의 범행은 치밀했다. 앱을 통해 휴대전화 속 개인정보를 빼내고 피해자들이 정부나 금융기관에 확인전화를 걸면 자신들이 운영하는 콜센터로 연결시켜 의심을 피했다. 통화내용은 물론 주변 음성까지 실시간으로 도청하는 기능으로 피해자들의 대응을 대비했다.
또 일당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앱 프로그램을 암호화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어떤 정부 기관도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이용해 공문서를 보내지 않는다"며 "중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된 조직 총책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